P.138. 청소년기의 한 시간은 노년의 한 시간과 다르다.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준비해야 하기에 청소년의 한 시간은 노년의 백 시간, 천 시간과 맞먹는다.
청소년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까칠한 재석이」시리즈 벌써 탄생 10주년을 맞이했다고 한다. 그 1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은 시리즈의 여섯 번째 이야기 <까칠한 재석이가 결심했다>이다. 우정과 의리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주인공 황재석은 문제아라는 과거를 던져버리고 작가를 꿈꾸는 에너지 넘치는 고등학생이다. 그리고 그와 함께 하는 친구들이 이번에도 이야기를 맛깔나게 해주고 있다. 재치있는 카메라맨 민성이와 엄청난 미인 보담이 그리고 향금이가 만들어 낸 새로운 이야기는 또 어떤 맛일지 너무나 기대되었다.
P.162. 이 세상에 없는 게 세 가지가 있다. 아니, 네 가지가 있지. 공짜가 없고, 불가능이 없고, 포기가 없다. 그리고 쉬운 일이 없지.
이야기의 시작은 고정욱 작가의 깜짝 출연으로 시작된다. 재석이의 학교에 강연을 왔던 고청강 작가에게서 재석의 작품을 평가해준 편지가 도착하는 데 그 편지의 싸인에 버젖이 고정욱 이라는 이름이 등장한 것이다. 영화로 말하면 감독의 까메오 출연일 것이다. 아마도 아이들에게 조금 더 가까이서 게임중독의 심각성을 이야기해 주고 싶어서 이야기 속으로 들어온 것 같다. 그렇게 가까이 들어온 작가를 통해서 재석은 작가가 되기 위한 꿈을 조금씩 키워나간다. 까칠한 재석이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은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재석이를 보면서 우리 아이들도 함께 조금씩 성장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까칠한 재석이가 결심했다>에서 작가는 보담이 동생 은미를 통해서 ‘게임중독’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게임이 무조건 나쁘다는 선입견을 재석의 친구 게임천재 재현을 통해서 깨뜨려주고 있다. 아마도 작가는 게임의 역기능과 순기능을 이야기를 통해서 아이들에게 알려주려고 했던 것 같다. 작가의 의도는 정확하게 그리고 너무나 쉽고 흥미롭게 아이들에게 전달되었을 것이다. 아이들이나 어른들 모두에게 게임에 대한 올바른 생각을 정리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는 듯했다. 까칠한 재석이 시리즈의 매력 중에 하나는 아이들과 함께 엄마, 아빠도 함께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함께 읽고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정말 의미 있는 독서 시간이 되어주는 고마운 시리즈이다.
아이들의 히어로 재석이는 다시 한번 싸움꾼이 된다. 물론 이번에도 정의로운 일을 위해, 큰 결심을 하고 앞장서서 게임회사 앞에 나선다. 재석이와 그의 친구들이 게임회사 앞에 나서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그리고 거대한 회사와의 싸움에서 재석이와 친구들은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법에서 말하는 정의와 우리 마음속 온정에서 나오는 정의의 온도 차는 상당히 크다. 그리고 그 큰 차이를 차분하게 보여주고 아이들 스스로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이 가진 매력 중에 하나다.
우리 사회의 약자로서의 경험을 많이 했을 작가의 이야기는 언제나 진솔하게 다가온다. 그래서 고정욱 작가의 작품은 늘 아름답다. 글이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마음이 아름답다. 아이들을 위하는, 정의를 위하는 그리고 올바른 세상을 위하는 작가의 마음이 너무나 아름답다. 이번 작품<까칠한 재석이가 결심했다>에서도 작가의 아름다운 마음은 고스란히 재석이가 표현하고 있다. 다음 작품이 벌써 기다려지는 까닭은 늘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작가의 맑은 영혼을 빨리 만나보고 싶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