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도 지음 / 새움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류준열과 유지태가 출연한 영화 '돈'의 인기가 엄청나다. 돈을 다룬 영화들은 많았지만 이번 작품 '돈'이 더 많이 사랑받고 있는 까닭은 아마도 너무나 재미난 소설이 원작이기 때문일 것이다. 원작 소설<돈>은 돈하면 떠오르는 여의도 금융권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로또보다는 낮지만 은행 저축보다는 높은 이익률 때문에 주식 시장을 기웃거려보았을 것이다. 그 주식 중에서도 기관투자자들의 대량 거래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그런데 눈앞에 배우 류준열의 연기가 펼쳐진다. 이 책이 가진 매력 중에 하나이다. 또 다른 매력은 작가 장현도의 생생한 현장 묘사이다. 마치 직접 법인 브로커들의 거래 현장에 앉아있는 듯하다. 아마도 작가가 법인 브로커로 일한 경력이 있기에 가능한 현실감일 것이다. 많은 매력을 가진 <돈> 속으로 들어가 본다.

 

P.70 "만약 지금 네 수수료의 1,000배를 벌 수 있다면, 그 대가로 무엇을 바칠 수 있어?"

 

법인 브로커 조익현. 평범한 외모와 배경 그리고 평범한 애인을 가진 증권사 신입 사원 조익현에게 1팀의 에이스 유민준 과장이 은밀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인간 조익현의 갈등이 시작된다. 조익현이 갈등하는 것은 돈을 위한 것인지 자신을 위한 것인지조차 애매하다. 돈이 전부가 아니라고 이야기를 하면서도 우리는 지금 현재 가진 돈, 재산보다는 무조건 더 모으려 욕심을 내고는 한다. 그런 욕심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아무도 모르고 또 그 욕심은 우리들을 변화시킨다. 그런데 주인공 조익현의 변화는 너무나 빠르고 파격적이다. 이 소설은 순수했던 조익현의 변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조익현이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은 어쩌면 우리들의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P.157 '이거 …… 꿈은 아니겠지?'

 

변해가는 조익현을 바라보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중견기업이라는 배경과 잘생긴 외모를 가진 장석준은 조익현과 시작부터 비교가 되는 인물이다. 그는 3팀의 에이스가 되었고 돈보다는 일에 대한 성취감을 쫓아 이직한다. 그의 생각을 통해서 조익현이 변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조익현은 결말 부분에서 장석준에게 묻는다.

 

P.460 "말해봐, 1억이면 큰돈이야? 으음, 그건 너한테 너무 작나…….10억?아니면100억?"

 

그런데 이 질문은 작가가 우리들에게, 이 세상에 던지고 있는 질문인 듯하다.

 

또 다른 등장인물로는 조익현에게 돈맛을 제대로 알려주는 '번호표'라는 미지의 인물이 있고, 그 번호표를 잡기위해 그의 주위를 맴돌다 조익현에게까지 온 사냥개 한지철이 있다.

 

P.487 "나는 당신을 가끔씩 찾아오는 '은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날 찾아와 주세요. 뒤를 쫓든지, 와서 협박을 하든지,뭐든 좋습니다. 나는 당신을 이렇게 종종 만났으면 좋겠군요. 이런 식으로 당신이 쏘아붙이는 얘기들은 사실 저에게 꽤 도움이 되거든요.…….

 

변해가는 조익현의 모습이 밉지 않은 까닭은 아마도 '돈이 전부가 아니야'라고 말하는 이성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모으려는 본성이 앞선 탓일 것이다. 정말 우리에게 큰돈은 얼마일까? 그 큰돈이 생긴다면 욕심을 잠재울 있을까? 욕심이라는 인간 본성에 대한 이야기를 돈을 통해서 정말 잘 보여주고 있다.

 

P.471 ~ 472 '이번이 마지막이야.'

            '정말 이번이 마지막이다.'

            '정말 마지막이야.'

이야기의 흐름이 너무나 빠르고 긴장감 속에 있어서 소설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무겁다. 그런데 등장인물들이 던지는 말이나 생각들이 너무나 현실적이고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어서 반대로 가볍게 느껴지기도 한다. 너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이야기들과 인물들이 너무나 재미나고 흥미로운 소설을 만들고 있다. 그러니 이 소설이 영화화되고 사랑받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런데 원작과 영화의 내용은 얼마나 차이가 있을까? 영화와 소설의 결말은 같을까? 다르다면 얼마나 다를까? 영화를 본 이들이 원작을 읽어야 할 까닭이고, 원작을 읽은 이들이 영화를 봐야 할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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