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나라로 간 소신
이낙진 지음 / 지식과감성# / 201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P.74. 위인이 다름 아니라는, 오늘을 치열하게 사는 모두가 위인이라는 사실은 뒤늦게 알았다.

 

P.95. 세상에는 행복한 일도 많고, 불행한 일도 있다. 어느 쪽에 서서 갈 것인가는 자신의 노력에 달려 있다.

 

어린 시절의 추억이 세월이 갈수록 힘든 세상살이에 커다란 버팀목이 되어주고는 한다. 그런 버팀목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해주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나보았다. 자연 속에서 자연과 소통하며 어린 시절을 자유롭게 보낸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방학 때면 찾고는 하던 할아버지댁 강원도 시골을 마주하게 해준다. 그런데 책장을 넘기며 즐거운 추억에 다가설수록 중학생 아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열린 자연 속의 추억을 갖지 못하고 닫힌 학원 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아들이 너무나 안쓰럽다. 그런 세상을 만든 어른의 한 사람으로서 아들에게 정말 미안하기만 하다.

저자는 자신의 추억을 잊지 않기 위해 기록해 두었던 기억들을 모아서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냈다. 그런데 독특한 구성이 작가의 추억을 접하는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이야기의 도입부에서 작가는 ■ 이 표시는 2007년의 기록이고 ■■ 이 표시는 2018년의 기록이라고 알려준다. 저자의 시도가 신선하다. 같은 기억이라도 10년 전의 느낌과 10년 후의 느낌은 다를것이다. 두 시점의 차이가 자서전 비슷한 에세이를 만나는 즐거움을 더해주고 있는 듯하다. 작가는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바로 오늘까지의 삶을 솔직하고 담백한 글로 들려준다. 그런데 자신의 생각을 어찌나 솔직하게 담고 있는지 '어 저자의 고모님께서 이 책을 보신다면...'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한국 교총이 발행하는 <한국교원신문> 편집국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저자 이낙진은 오랜 시간 교육계의 다양한 부분을 다룬 기자이기에 교육에 대한 자신의 견해도 조심스럽게 보여준다.

 

<달나라로 간 소신> 제목에서 말하고 있는 소신을 만나보기 위해 조금 더 신중하게 이야기 속을 거닐어보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그 소신은 쉽게 만날 수 없었다. 대신 감성 어린 작가의 '사랑'을 만날 수 있었다. 가족에 대한 사랑, 작가 자신의 뿌리에 대한 사랑 그리고 자신의 일에 대한 사랑을 만날 수 있었다. 어쩌면 작가가 서문에서 들려준 이 책 출판에 대한 소신이 '떠나간 소신'인지도 모르겠다.

 

아름다운 문장도 가슴 울리는 이야기도 없다. 그저 작가의 일상적인 평범한 기억의 기록들이 담겨있다. 그런데 작가가 들려주는 평범한 '삶'의 기억들이 아름답다. 우리들 삶과 별반 다르지 않은 작가의 인생 이야기가 가슴을 울린다. 아마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주는 깊은 울림이 이 이야기를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듯하다. 힘겨운 삶을 살고 있다고 느끼는 이들이 이 이야기를 접한다면 순수하기에 아름다웠던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올라 삶의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을 것이다. 아픈 기억도 아름다운 추억이 될 수 있도록 사랑하며 사는 방법을 들려주고 있는 아름다운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