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사 100년 100개의 기억 - 3.1운동부터 남북정상회담까지
모지현 지음 / 더좋은책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추억은 기억해야 추억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기억 너머의 역사는 기록해야만 후대에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기록된 기억들이 모여서 역사가 되고 우리는 그 역사를 반추하며 미래를 꿈꾸는 것이다. 그런데 기억의 모음인 우리의 역사 속에는 추억이 될만한 장면은 그리 많지 않다. 특히 우리의 근현대사는 아름다운 추억보다는 잊고 싶은 추억들이 더 많은 듯하다. 하지만 어둠의 기억이라도 꼭 한 번쯤은 들춰보고 그 속에서 교훈을 얻어내야 할 것 같다. 십 년 넘게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치고 있는 저자 모지현을 통해서 우리나라의 현대사 100년을 들어본다.

 

<한국 현대사 100년 100개의 기억>은 어두웠던 우리의 현대사를 역사적 의미를 가지는 100가지의 이슈로 보여주고 있다. 이야기는 2.8 독립선언(1919년)을 시작으로 남북정상회담(2018년)으로 끝을 맺는다. 너무나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어서 역사를 새롭게 배우는듯하다. 알고 있었던 내용들도 있었지만 모르고 있었던 우리의 현대사들을 접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역사 교과서에서 현대사는 그리 깊이 있게 접해본 기억이 없다. 특히 독립운동사는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이념이나 사상이 조금씩 달라 합치고 해산하기를 반복하면서도 독립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정신이 너무나 존경스럽다. 나라를 위한 것이 아닌 개인의 영달을 위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요즘 위정자들의 행태를 보면 더욱더 그분들의 정신이 그립기만 하다.

 

저자는 지극히 객관적인 입장에서 담백한 어조를 유지하면서 역동하던 우리의 현대사 100년을 들려주고 있다. 기억을 넘어 역사로 남기기 위한 저자의 노력으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는 듯하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역사의 뒤편을 보여주기도 하고 알려지지 않았던 비하인드스토리도 들려주고 있어서 현대사를 제대로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 희미하게 알고 느끼던 현대사의 흐름을 명확하게 알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책이다. 많은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넘치는 책이지만 고 이병철 회장이 자서전에 남겼다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세계적인 기업 삼성의 굴욕에 대한 이야기여서 더 재미나게 다가서는 지도 모르겠다. P.252. "세상에 내 맘대로 안 되는 세 가지가 있는데, 자식 농사와 골프 그리고 **이다." 삼성 아니 대한민국의 경제를 호령하던 고 이병철 회장이 마음대로 하지 못했던 한 가지는 무엇이었을까?

 

우리나라 현대사를 바로 알고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는 정말 보석보다 더한 가치를 가진 책이다. 아프고 슬픈 역사들이 너무 많아서 아름다운 추억이 될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잊어버려서는 더더욱 안될 것 같다. 우리의 기억 속에서 잘못된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꾸준히 노력해야겠다. 앞으로의 역사는 기쁜 마음으로 뒤돌아 볼 수 있는 추억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는 아프고 슬픈 기록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한국 현대사 100년 100개의 기억>은 꼭 만나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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