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독서 - 삶의 고비 때 곁에 있어준 책들
이지상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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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61. 예순이 되면 많이 배우나 적게 배우나 같고, 일흔이 되면 자식이 있으나 없으나 같고, 여든이 되면 산에 있으나 집에 있으나 같다. 

400여 개 도시를 여행하고 20여 권의 여행책을 쓴 저자 이지상이 이번에는 책을 통한 여행에 나선다. 그 여행길을 함께 해본다. 유엔이 정한 중년 나이는 66세에서 79세이다. 그러니 아직은 청년(20세 ~65세)이라 우겨보고 싶지만 세상이 중년이라고 말하며 새로운 삶을 준비할 때라고 알려주고는 한다. 그런 준비를 저자는 다시 읽는 책 속에서 찾고 있는 듯하다. 책 속에서 찾은 인생의 길을 독자들에게 보여주며 함께 걸어가자고 한다. 일반적인 책 소개 글과는 전혀 다른 감성이 묻어나는 인생의 향기와 깊이를 느낄 수 있는 멋진 글들이 기다리고 있다.

 

저자는 <중년 독서> 에필로그를 통해서 프랑스의 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의 말을 소개한다. '진정한 문학은 두 번째 독서에 있다'라는 말인데 저자는 끝까지 멋있으려고 하는 것 같다. 중년쯤 되면 새로운 것들을 시작하기보다는 지나온 삶의 추억을 되새기는 일들이 더 편하고 즐거울 때가 많아지는 듯하다. 그래서 강변 카페에 가면 젊은 연인들만큼이나 중년들이 많은 것이다. 그때, 젊었을 때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흐르는 강물에 시름을 띠워보내고는 하는 것이다. 가정에서나 회사에서나 누구도 떠밀지 않았는데 혼자 구석에 가있는 서글픈 중년들에게 숨통을 트게 해주는 소중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저자가 소개해주는 작품이나 작가들은 예전에 접해본 적이 있는 작품이나 작가들도 있고 이번에 처음 접하는 작가나 작품도 있었다. 접해보았었던 작품은 처음 만났을 때의 추억과 함께 저자의 추억이 더해져 정말 진한 추억의 향기로 남았고, 처음 접해본 작품은 모두가 매력적이어서 꼭 두 번째 만남을 가지려고 하는 각오를 남기게 되었다. 책을 통해서 무엇인가를 느끼고 삶의 향기를 짙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 수 있었다. 중년의 독서를 통해서 다시 한번 어린 시절의 감수성과 상상력을 찾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마도 그런 꿈같은 일은 일어나기 힘들겠지만 조금은 회복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P.320. 중년 독서는 마치 두 번째 독서처럼 내 삶을 다시 보게 해주었다.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하기 위한 용기와 자신감을 지나온 시간 속 추억에서 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주고 있다. 중년이라는 어정쩡한 위치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그 자리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는 방법으로 '두 번째 독서'를 선택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처음 만남의 설렘은 무뎌지고 ​긴장감은 덜하겠지만 무뎌진 설렘과 작아진 긴장감을 대신할 편안함과 반가움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중년이라는 무게보다 인생이라는 장거리 달리기에서 반환점을 돈 홀가분함을 느낄 수 있게 만드는 멋진 책이다. 이제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면서 바쁘게 사느라 보지 못했던 향기로운 삶을 마주하고 싶다면 지금 <중년 독서>를 만나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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