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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오퍼
주세페 토르나토레 지음, 이현경 옮김 / 본북스 / 2018년 12월
평점 :
품절
<시네마 천국>의 감독 주세페 토르나토레의 영화 <베스트 오퍼>의 원작 소설 <더 베스트 오퍼>를 만나본다. 영화를 보지 않아서 원작 소설이 더욱 기대되었다. <시네마 천국>에서 보여준 따뜻함이 담겨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기대를 품고 작품을 만났다. 책의 시작은 저자 토르나토레가 이 작품을 쓰게 된 동기 등의 작품 탄생 배경을 설명하는 글로 시작한다. 영화를 위한 대본으로 쓴 글이기에 문학적인 부분이 미흡할지도 모르겠다는 취지의 겸손을 담고 있다.
이야기는 모태솔로 올드만이 예순세 살에 클레어라는 여인을 만나면서 시작된다. 십여 년이 넘는 세월동안 집밖으로 나간 적이 없다는 광장공포증 환자 클레어를 만나면서 조금씩 그녀에게 빠져드는 올드만 그리고 올드만을 만나면서 조금씩 세상 밖으로 나갈 용기를 찾아가는 클레어의 사랑이 너무나 아름답고 애절하게 그려진다. 역시 마음 따뜻하게 만들 줄 아는 감독이자 작가이다. 타인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공통점에서 시작된 둘의 사랑은 어떤 그림으로 그릴 수 있을까하는 순진한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작가는 너무나 엄청난 반전을 보여준다. 100 페이지 조금 넘는 짧은 이야기 속에 로맨스와 추리를 함께 담아놓았다.
‘베스트 오퍼’의 뜻은 경매나 낙찰을 받을 때 제시하는 ‘최고 제시액’이라고 한다. 그런 의미를 제목으로 붙인 까닭은 무엇일까? 주인공 버질 올드만이 일류 경매사이기 때문일까? 제목이 주는 의미는 작품을 다 읽고 나면 어렴풋하게 마주하게 된다. 제목에서부터 책에 담긴 이야기까지 인생에 있어서 최고의 가치는 무엇일까? 하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 듯하다. 최고액을 제시해서 꼭 이루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라고 묻고 있는 것 같았다. 최고의 자리에 오른 초로의 경매사 올드만이 추구한 최고의 가치는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그의 사랑을 받게 되는 젊은 여인 클레어 이벳슨이 추구한 가치는 무엇이었을까?
‘모든 위조품 속에는 늘 진실한 무엇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며...P.84 올드만이 클레어에게 말한 내용이다. 거짓 속에서 진실한 무언가를 찾을 수 있다는 의미인 듯 한 이 말은 이야기의 결말을 읽고 다시 찾아 읽게 만드는 글귀다. 따뜻한 로맨스 소설로 읽을 때는 그저 의미 없는 말이었지만 ‘반전’을 접한 후에 마주하게 되는 이 글귀는 진실과 거짓이라는 커다란 의미로 다가선다. 진실과 거짓의 경계는 무엇일까? 거짓 속에 가려진 진실을 올드만은 찾을 수 있을까? 올드만이 추구한 인생 최고의 가치는 진실이었을까? 인생에 있어서 베스트 오퍼는 진실일까? 거짓 속에 진짜 진실이 존재할까? 인생의 가치와 진실, 그리고 거짓에 대한 많은 생각을 이끌어내는 정말 재미난 소설이다. 엄청난 반전을 만나보고 싶다면 꼭 한번 만나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