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설계자, 시부사와 에이이치 - 망국의 신하에서 일본 경제의 전설이 되기까지
시부사와 에이이치 지음, 박훈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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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피터 드러커 등 수많은 경영인들의 롤모델이었다는 시부사와 에이이치의 자서전을 만나보았다. 메이지 유신의 주역도 아니고 출신 신분도 높지 않았던 평범했던 시부사와 에이이치가 어떻게 일본 경제의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지를 만나보고 싶었다. 이 책은 시부사와 자신이 구술한 자서전이다. 그래서인지 정말 재미나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농촌에서 태어났지만 큰 뜻을 품고 고향을 떠난 시부사와의 이야기는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그것도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역사 드라마 같은 책이다. 실제로 책의 주석은 모두가 메이지 유신을 둘러싼 일본의 역사와 일본 역사의 주요 인물들로 채워져 있다.

 

<일본의 설계자, 시부사와 에이이치>는 너무나 재미난 역사 소설 같은 자서전이다. 500여 개의 기업을 세운 창업자,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도덕경영의 선구자라는 시부사와 에이이치가 경제와 경영에 몸담게 되기 전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조금은 아쉬웠지만 시부사와 에이이치가 정부 관료가 아닌 민간 경제에 뛰어들게 되는 과정을 볼 수 있어서 너무나 좋았다.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된 인물인지라 더욱더 재미나게 책에 푹 빠져들어 읽을 수 있었다. 어려서 배운 공자를 비롯한 유교 사상이 시부사와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준 듯싶었다. 시부사와의 도덕 경영도 유교 사상이 바탕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자서전은 처음 접해보았지만 너무나 흥미로웠다. 자서전을 왜 읽을까?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자서전도 이제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마치 메이지 유신을 함께 겪으며 일본의 근대화를 함께 설계한 듯한 느낌을 주는 책이다. 시부사와 에이이치의 다양한 창업 스토리도 들어보고 싶다. 책 끝에 실린 연표를 보며 정말 훌륭한 인물이었구나 하고 다시 한번 생각했다. 연표를 보면 1928년에 일본항공수송회사를 창립했다고 한다. 시부사와가 91세의 나이로 영면에 들기 3년 전의 일이다. 88세의 나이에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정말 엄청난 에너지를 가진 인물이었던 것 같다. 이 책은 그런 엄청난 에너지를 가졌던 위인이 정부 관료의 길을 마다하고 민간 경제에 뛰어들기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격변하는 일본 근대화의 중앙에 서있었던 시부사와 에이이치 한 사람의 자서전이지만 일본의 근대화에 초석이 되었던 다양한 인물들도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고, 일본의 근대화 역사를 역사 책이 아닌 그 시대를 살았던 인물의 구술을 통해서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생생한 일본 근대화 과정을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었다. 마지막 막부의 관료로 파리 박람회까지 다녀온 시부사와 에이이치가 메이지 유신의 주역들과 함께 할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그 연유는 이 책을 읽게 되면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시부사와 에이이치의 넘치는 에너지와 매력으로 2019년을 시작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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