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나다
모리 에토 지음, 김난주 옮김 / 무소의뿔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연말이면 이 책의 제목처럼 오랜만에 다시 만나는 일들이 늘어난다. 그리고 그 만남은 우리들을 과거의 추억 속 풍경으로 안내하기도 한다. 그 추억 속 풍경이 따뜻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오랜만의 만남은 늘 추억을 동반하는 듯하다. 그래서 좋은 추억을 만나기 위해 만남을 가지기도 하고 나쁜 추억을 잊기 위해 만남을 피하기도 한다. 2006년 나오키상 수상작가 모리 에토가 그런 만남을 주제로 이야기를 들려준다. 작가는 다시 만나는 재회를 통해서 만남이 가지는 의미를 이야기하고 있다. 어긋났던 오래전 만남이 다시 이루어졌을 때 우리는 어떤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 작가 모리 에토 <다시, 만나다>에 담은 여섯 편의 이야기들을 통해서 다양한 느낌을 접해본다.

 

다시, 만나다 의 주인공들은 일러스트 작가와 편집자로 처음 만난다. 그리고 세월이 흐른 뒤 그 흐른 세월만큼 새로운 모습으로 새로운 장소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그들에게 주어진 새로운 만남은 어떤 의미였을까? 그리고 시간이 흘러 나이를 먹는 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만남의 소중함을 너무나 따뜻하게 그려내고 있다. 마마의 주인공은 엄마를 잃은 상처를 안고 사는 남편과 그 남편이 들려주는 죽은 시어머니와의 남편 추억을 소중하게 여기는 부인이다. 하지만 부인은 남편이 이야기하던 추억이 거짓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아이와 함께 집을 나온다. 그러나 남편에게 받은 배신감은 어떤 이와의 만남을 통해 단번에 치유된다. 그리고는 남편을 빨리 보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집으로 돌아간다. 어떤 만남이 부인의 배신감을 사랑으로 변화시켰을까?

매듭의 주인공은 초등학교 6학년 때의 아픈 기억 때문에 초등학교 반창회를 피한다. 하지만 피하기만 하던 오랜만의 만남을 먼 길을 떠나기 전에 갖게 된다. 그 곳에서 자신이 알고 있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과거의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그녀가 간직하고 있던 추억과 친구들의 기억은 어떻게 다를까? 개인적으로는 이 책이 말하려는 만남이라는 주제와 가장 부합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작품이었다. 파란 하늘 얼마 전 아내와 엄마를 잃은 아빠와 아들이 고속도로에서 엄마와 아내를 다시 만나는 이야기이다. 오랜만에 눈시울을 적셨다. 나이가 들면서 눈물만 늘어서 슬픔 이야기는 피하려고 하는 데 아내와 아들 생각이 나서 더 깊게 다가온 듯하다.

 

우리는 누구나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며 세상을 살아간다. 홀로서기에 서툴기에 만남은 늘 이어지고 그 만남은 기쁨도 주고 상처도 주면서 우리들 주위를 맴돈다. 우리 주위에 맴도는 만남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해주는 따뜻함이 차고 넘치는 작품집이다. 언젠가 누군가를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오랜만에 다시 만나서 과거를 이야기하고 내일을 함께 할 수 있는 따뜻한 만남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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