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름다운 고독
크리스틴 해나 지음, 원은주 옮김 / 나무의철학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크리스틴 해나<나의 아름다운 고독>은 열세 살 소녀 레니가 바라본 세상을 그려내고 있다, 감수성 예민한 소녀의 감성이 작품을 아름답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아름다운 자연이 가진 위험한 이면을 동시에 보여주면서 이야기는 빠르게 전개된다. 65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소설책을 숲속 요정이 마법을 부린 것처럼 순식간에 읽을 수 있다. 일본 소설이 가진 매력과는 다른 영미소설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작은 서사들이 모여 하나의 큰 흐름을 보여주는 엄청난 흡인력을 가진 작품이다.

 

1970년대 계발되지 않은 원시적인 알래스카에서 대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가 너무나 흥미롭게 펼쳐진다.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동경이 이 소설을 더욱 재미나게 만들어주는 듯하다. 하지만 대자연을 배경으로 대자연의 두려움을 이야기하고 있는 듯한 이야기의 긴장감은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자연이 주는 두려움보다 더 큰 두려움. 바로 가족 내에서 발생한 긴장감으로 인해 시작부터 불안한 마음으로 열세 살 소녀를 지켜보게 된다.

 

월남전에서 포로가 되어 힘든 시간을 보낸 아빠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밤이면 자주 악몽에 시달린다. 그런 아빠가 월남전 참전 전의 상태로 언젠가는 돌아올 거라고 믿고 끝까지 아빠를 사랑한다는 엄마와 함께 레니는 알래스카로 이주하게 된다. 알래스카라는 대자연이 상처 입은 아빠를 치유해 줄 것이라고 믿고, 세 식구의 행복을 위해 미지의 땅 알래스카로 향한 것이다. 하지만 알래스카는 여름과 겨울이라는 양면성을, 낮과 밤이라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양면성은 이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바탕이 된다. 대자연의 양면성, 인간의 양면성, 생존과 죽음의 양면성 등이 정말 흥미롭게 묘사된 작품이다.

 

P.427. 사랑과 두려움

세상에서 가장 파괴적인 힘이다.

두려움은 레니를 불안하게 만들었고,

사랑은 레니를 바보로 만들었다.

 

P.502. “... ...”엄마가 말했다.

... ...

아니, 우린 생존자가 된거야.”

레니가 말했다.

    

어두운 겨울이 레니에 인생을 어떻게 바꿔놓게 될지, 엄마 코라의 헌신적인 사랑은 아빠 어니스트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을지, 생명의 시작으로 묘사되는 자연들과는 많이 다른 죽음의 대자연 알래스카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게 될지 열세 살 소녀가 성장하며 바라본 자연과 인간에 대한 많은 생각들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그리고 그 생각들을 함께하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게 되고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정말 누구에게나 쉽게 자신 있게 추천해 줄 수 있는 소설을 만났고 그 만남의 즐거움은 한동안 지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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