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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적성에 안 맞는걸요 - 마음 아픈 사람들을 찾아 나선 ‘행키’의 마음 일기
임재영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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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151. 우리가 가지지 않은
것들, 가지지 못한 것들에게 시선을 뺏기느라 우리가 가진 것들마저 뺏기지 않았으면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가진 모든 것들에 감사하는
첫걸음이다.
요즘
‘자존감’에
대한 책들이 참 많다.
또
행복하기 살기 위한 여러 길을 제시해주는 책들도 참 많다.
그런데
그런 많은 책들이 주는 좋은 느낌이나 생각은 그리 오래가지 못하는 듯하다.
그건
아마도 대부분의 책들이 저자가 보고 관찰한 이들의 아픔이나 슬픔을 이론적으로 설명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을 알면서도 우울해지고 외로워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인생이
적성에 안 맞는 걸요>에서
길거리 상담으로 방송에까지 출연했던 정신과 의사 임재영은 감정은 머리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고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라 말한다.
가슴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치유해야 할 감정을 머리로 생각하고 극복하려고 하니 더 우울해지고 슬퍼지는 것 같다.
그리고
그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보다는 예방하기 위해 길거리로 나섰던 한 사람의 이야기를 만나본다.
P.112.
"상대의 마음을 가지려고 하지 마세요. 대신 상대를 사랑하는
자신의 마음을 지키세요. 사랑은 상대의 마음을 뺏는 것도, 자신의 마음을 뺏기는 것도
아닙니다."
이
책의 저자는 정신과 의사이다.
그리고
이 책의 내용은 그가 만났던 사람들과의 대화를 근간으로 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는 저자는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 임재영이 아니라 사람들의 슬픔과 아픔에 함께 울어주는 인간 ‘행키’이다.
의사로서의
편안하고 윤택한 삶을 뒤로하고 행키는 길거리로 나선다.
푸드
트럭에서 힌트를 얻어 개조한 ‘찾아가는
고민 상담소’를
타고 아픈 마음을 가진 이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울면서 전국을 누빈다.
그게
의사라는 자리를 잃은 것이 아니라 인간 임재영의 꿈과 행복을 얻은 것이라고 말하는 저자가 위대하게 느껴진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에게 많은 것을 배웠지만 그중에서 가장 크게 배운 것은 상처를 입고 아파하는 이들에게는 위로의 말보다는 그들의 말을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슬프고
아픈 이들에게는 어설픈 ‘배려’의
말 한마디보다는 그저 옆에서 그들과 함께 울어줄 수 있는 ‘공감’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런 공감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소중한 글들이 이 책에 담겨있다.
이
책의 제목은 ‘찾아가는
마음 충전소’가
되어야 했다.
마음의
에너지가 방전되기 전에 충전해주는 마음 충전소.
저자의
트럭이 ‘찾아가는
고민 상담소’가
아니라 ‘찾아가는
마음 충전소’가
되어야 했던 사연을 읽고 나서는 책의 제목이 ‘찾아가는
고민 상담소’가
됐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저자는
자신의 개인 사정으로 병원으로 돌아가야 했고 지금은 병원에서 또 다른 봉사와 기부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고 한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생각이
아닌 느낌으로 오늘을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도움을 주는 너무나 감동적인 책이다.
생각으로
행복을 들려주는 책이 아니라 느낌으로 행복을 보여주는 책이다.
아픔과
슬픔이 우리를 괴롭힐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정말 소중한 책이다.
끝으로
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아버지로서 행복을 키우는 ‘행키’의
아픔과 슬픔이 조금씩 멀어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