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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 제인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9월
평점 :
P.195.
“가진
것보다 갖지 못한 게 더 슬프니까 그런 게 아닐까요.
갖지
못한 것들은 상상으로만 존재하고,
상상 속에선 모든 게 완벽하니까.”
<섬에
있는 서점>이라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가지고 있는 작가 개브리얼
제빈의 작품 <비바,
제인>을
만나본다.
책
소개에서 언급된 내용에서 묘한 기시감을 느끼고 선택한 소설이다.
유력
정치인과 선거 캠프 자원봉사자간의 불륜이 이야기의 소재라는 점이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도 있었던 정치인과 보좌관의 스캔들을 떠오르게
한다.
두
이야기에 차이가 좀 있다면 현실 속 사건은 연륜이 있는 여성이 강압적이었다고 검찰에 고소한 반면 소설 속 아비바는 아직 대학생인 어린
여학생이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과 하원의원의 관계를 ‘사랑’이라
믿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두 사건을 대하는 우리 대중의 모습은 국적,
인종,
성별
등을 뛰어넘어 공통점을 보인다.
여기서
언급하지 않아도 그 공통점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공통된 반응들을 만나보고 그 반응들에 대처하는 모습들을 만나보며 우리에게 올바른 반응이 어떤 모습일지 깊은 생각을 끌어내는
작품이다.
P.231.
그녀가
보기에,
살아가는
것은 나쁜 습관을 들이는 과정이다.
죽어가는
것은 그것들을 없애는 과정이다.
죽음은
습관이 없는 땅이었다.
커피도
없고.
<비바,
제인>은 불륜이라는 스캔들에 관련된 인물들이 자신들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1장~4장)
1장
레이철 에서는 어린 딸(아비바)을
지키기 위한 어머니(레이철)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작품의 주요 이야기가 등장한다.
자칫
어두운 이야기가 될 수도 있을 이야기는 재미난 에피소드를 통해서 그렇게 슬프고 아프지만은 않다.
2장
제인 에서는 개명까지 하며 새로운 삶을 찾은 딸(아비바)과
그녀의 딸(루비)가
이야기를 들려준다.
루비의
등장은 이야기를 더욱 재미나고 밝게 만들어준다.
3장
루비 에서는 딸 루비가 엄마와 갈등을 겪으면서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어리지만
현명하고 당찬 루비 같은 아이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할 정도로 매력적인 아이였다.
4장
엠베스 에서는 정치인의 아내로서 살아온 엠베스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다.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지친 엠베스가 어떻게 많은 일들을 견뎌왔는 지는 이야기의 끝에 알 수 있다.
P.288
‘어쩜
이렇게 저 남자를 사랑하는지’
‘그녀는
그 어떤 여자보다 더 에런 레빈을 사랑했다’
5장
아비바는 조금 다른 형식으로 이야기를 보여준다.
제
3자가
독자에게 설문지를 조사하는 듯한 형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글의
전개 형식이 정말 신선하고 색다르다.
아비바의
선택을 따라가면서 이야기를 전개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아비바에게
여러 선택지가 주어지지만 대학생 아비바가 자신의 사랑을 선택하는 과장을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4장의
주인공 엠베스가 선택한 사랑과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
각
장의 주인공들이 보여주는 삶이 너무나 흥미로웠고 자신이 처한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자신감 넘치는 여성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정치가를 꿈꾸며 정치인 사무실에서 자원봉사 하던 아비바가 한 아이를 키우며 제인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너무나 보기
좋았다.
어린
소녀 루비가 오랜 시간 연을 끊고 지내던 엄마와 할머니를 다시 만나게 하는 보석 같은 이야기는 깊어지는 가을에 정말 잘 어울리는 감성을 선물해줄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