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그림자
로버트 D. 카플란 지음, 신윤진 옮김 / 글누림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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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역사를 책으로 접해본 것은 학창시절 세계사에서 공부했던 기억이 전부다. 그 만남도 역사란 승자의 것이라는 말처럼 유럽 속에서도 강자에 속했던 나라들 위주였다. 이 책은 단 한 번도 강자들 속에 들지 못했던 동유럽 발칸반도에 위치한 루마니아의 역사를 담고 있다. 루마니아. 루마니아라는 나라하면 떠오르는 것은 드라큘라, 체조 요정 코마네치 그리고 정말 악독한 독재자 차우셰스쿠 정도로 거의 없었다. 그래서 <유럽의 그림자>를 더욱 재미나고 흥미롭게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유럽의 그림자>는 세계 100대 사상가에 이름을 올린 세계적인 저널리스트 로버트 D. 카플란이 루마니아를 방문하고 느꼈던 자신의 생각을 담아낸 여행기이다. 하지만 루마니아의 역사, 지리, 문화 등을 자세하게 이야기하고 있어서 루마니아의 근대사를 들려다볼 수 있는 역사서라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든다. 루마니아를 알면 알수록 저자가 책의 제목을 왜 유럽의 그림자라고 명명했는지 알 수 있었다. 빛이 있다면 주위에 있을 수밖에 없는 그림자. 그런 그림자와 같은 어두운 루마니아의 역사를 만날 수 있는 책이다.

 

강대국들의 사이에 끼어있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많은 외세의 침략과 지배를 받았던 나라 루마니아는 유럽의 변방이었고 화려한 유럽의 그림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그림자를 지우기 위해 딱 한번 강자의 편의 섰던 루마니아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독일과 함께 유대인을 학살하는 과오를 저지르고 만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우리의 역사와 오버랩 되는 까닭은 아마도 우리의 역사도 외세 침략과 수탈의 역사였기 때문일 것이다. 외세의 침략에 맞서고 이겨내는 민족성 또한 우리와 비슷해서 더욱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 루마니아를 유럽의 그림자라 말한다면 어쩌면 아시아의 그림자는 우리나라가 아닐까 생각해 보게 한다.

 

지금 루마니아는 우리가 겪었던 이데올로기의 분열보다 더한 민족 간의 분쟁 속에 있다고 합니다. 분쟁의 원만한 해결과 함께 우리가 이룬 발전을 그들도 이루기를 기대해본다. 또한 유럽의 그림자에서 빛나는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 남북간의 문제로 너무나 시끄러운 우리나라에도 아시아의 빛으로 거듭날 수 있는 통합을 기대해본다. 유럽의 변방 루마니아에서 우리의 역사를 만나고 우리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다. 루마니아를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루마니아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고 싶다면 꼭 만나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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