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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장성택입니다 - 2018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 선정도서
정광모 지음 / 산지니 / 2018년 5월
평점 :
2010년
‘어서
오십시오,음치입니다’로
한국소설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작가 정광모의 단편 소설집 <나는
장성택입니다>를
산지니를 통해서 만나본다.
산지니
출판사를 만나면서 부산 지역 작가들의 많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하다.
부산의
환경,
역사
등을 다룬 작품들을 통해서 부산을 조금 더 알게 된 것 같다.
이
작품을 통해서 만나 본 정광모 작가 역시 부산 출신이다.
지역의
작가들을 소개하고 있는 산지니 출판사가 자랑스럽고 사랑스럽다.
부산
사랑이 넘치는 산지니 출판사의 끝없는 성공을 바라며 작품 속으로 들어가 본다.
이
작품은 작은 선물들이 만들어 놓은 커다란 종합 선물 세트 같았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을 한 번에 본 듯한 매력이 넘치는 단편 소설집이다.
작품집의
시작은 <외출>이
맡는다.
자유를
잠시 포기하고 수감 생활을 해야 하는 무기수가 새로운 수감시설로 이동하는 짧은 시간동안 잊고 지내던 자유에 대한 갈증으로 목말라하며 지난
시간들을 돌아본다.
익숙한
수감 생활과 예전의 자유가 혼란스런 가운데 호송차는 새로운 교도소의 주벽을 통과한다.
그리고
찾아온 안도감은 다시는 ‘외출’이
없기를 바라게 한다.
<자서전의
끝>에서
보여준 이야기는 마치 한편의 영화 같았다.
호주의
한 가족을 납치한 한국의 한 노인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너무나 놀랍다.
전쟁이
만든 아픈 기억이 남은 이들을 어떻게 괴롭히는 지 잘 보여주고 있다.
짧은
이야기이지만 그 울림은 정말 오랜 시간 머무를 것이다.
사람들은
가끔 정말 화가 나면 ‘개만도
못한 인간’이라는
표현을 쓰고는 한다.
<너의
자리>에
등장하는 여인은 말 대신 몸으로 표현하고 있는 듯하다.
여인은
자신의 몸에 사랑했던 반려 동물들과의 이별을 남겨놓는다.
하지만
죽어가는 한 남자가 자신의 ‘자리’를
묻자 그냥 무시한다.
다시한번
진실한 삶을 되새겨보게 하는 이야기이다.
<집으로>에
등장하는 엄마의 삶은 또 다른 의미에서 삶을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읽는
내내 가슴속 한 구석이 아리고 슬펐다.
<나는
장성택입니다> 장성택.
재목을
처음 접했을 때부터 내가 알고 있는 장성택인가 하는 의구심을 안고 이야기를 만났다.
결론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장성택이 맞다.
하지만
작가가 만들어낸 너무나 재미난 이야기는 한편의 멜로드라마를 보는 듯 흥미로웠다.
특수한
나라 북한의 최고 권력자의 딸의 사랑이 등장하니 여타의 드라마보다 더 흥미로운 것은 당연할 것이다.
작품집의
제목이 되기에 충분한 작품이었다.
<아오이
츠카사를 위한 자세>는
직접 만나보기 바란다.
이런
일이 당신에게 일어난다면 어떨지.
난
글쎄 ...
인터뷰는
안할 것 같은 데.
작품집의
마무리는 <마론>이
맡았다.
72세가
되면 자신이 살아온 날들의 선과 악을 심판 받게 된다는 조금은 무섭고 서글픈 이야기이다.
마론이라는
절대자가 노인들의 삶을 돌아보고 죄를 심판할지 좋은 곳으로 보낼지 결정한다.
인간이
같은 인간의 삶을 판단한다는 것도 슬프지만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마론 앞에 서야한다는 것이 더 슬펐다.
죄
짓지 말고 살아야겠다. 어쩜 가까운 미래에 우리 앞에
‘마론’이
등장할지도 모르니까.
정말
고마운 선물 같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서 여름휴가에 함께한다면 즐거움을 배가 되게 해줄 것이라 믿는다.
종합
선물 세트 같은 단편집을 찾고 있다면 지금 바로 만나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