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의 별 - 제4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
강태식 지음 / 은행나무 / 2018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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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6.그러다 문득, 고독이란 혼자서 차지하는 면적과 비례한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전부는 아니지만 데체로 그랬다. 면적은 사람을 고독하게 만들었다.

제4회 황산벌 청년 문학상 수상작강태식<리의 별>을 만나봅니다. 작품상 수상작들을 읽기에는 독서 내공이 부족한 탓에 언제나 많은 어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새로운 형식들을 만나게 되면 가독성은 떨어지고 내용이 주는 의미를 생각해 보기란 정말 난해합니다. 하지만 수상작들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은 작품을 다 읽고 나서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책의 말미에 있는 작품 해설에 담긴 내용들과 비교하며 다시 한번 정리할 수 있다는 데 있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 작품 해설을 보면서 이 작품이 보여주려 했던 것들이 이런 거 였구나 하면서 작품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즐거움을 맛보게 됩니다.

이 작품도 어렵게 읽었고 작품 해설을 통해서 작품이 가진 매력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내용이 어렵다기보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화자가 수시로 바뀌면서 조금 난해했고, 1장에서 6장까지의 이야기가 '리'와 관련된 이들의 이야기들을 시간의 흐름과는 무관하게 펼쳐지고 있어서 조금 더 난해함을 더했습니다. 하지만 조금의 난해함보다는 더 큰 재미와 강한 울림을 받을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작은 이야기들이 만들어내는 소소한 재미들을 따라가다 보면 커다란 이야기의 흐름을 만나게 되는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장인물들의 삶을 너무나 자세하게 보여주고 있는 데 그 까닭은 책장을 넘기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가장 흥미로운 인물은 역시 작은 별의 주인이 된 '리'입니다. 그의 이야기는 인생에 가장 큰 행운이 어떻게 가장 큰 불운으로 바뀌는지 보여주는 듯합니다. '플랜A'를 혼자 차지하고 고독, 외로움, 쓸쓸함등 과 싸우다 지친 리와 통화하게 되는 다른 등장인물들의 삶도 절대 행복하지는 않지만 '리'의 불운에 비하면 조족지혈인듯합니다. 엄청난 행운으로 우주 여행을 하게 된 평범한 교도관 '리'에게 51세기 인류가 만들어낸 거대한 우주 유원지 '플랜 A'는 고독을 선물합니다. 즐거움이 넘쳐야 하는 유원지에서의 고독은 인간의 욕망에서 시작됩니다. 그 욕망이 만들어낸 고독이 이 작품의 주된 흐름입니다.

P.164. - 요금을 결제한 뒤 이용해주십시오.

우주 공간에 홀로 남겨진 '리'와 많은 이들과 지구에 있지만 고독하게 살아가는 이들 간의 통화를 통해서 작품은 조금씩 쓸쓸함과 외로움이 주는 아픔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혼자 수십 년을 고독하게 혼자 버티며 우주에서 살고 있는 '리'보다 지구에서 많은 이들과 함께 살지만 너무나 외롭게 사는 이들이 더 불쌍하게 보이는 까닭은 21세기 현실도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리'와의 통화를 기다리는 이들을 보면서 우주에 혼자 있는 '리'보다 더 고독에 지쳐버린 이들의 모습이 현실의 우리들의 모습과 오버랩되는 느낌입니다. 소통의 부재가 점점 더 커다란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요즘 결말에서 보여주는 양 웬리의 선택은 소통을 통한 위안의 소중함을 이야기하고 있는 듯합니다. 우주를 배경으로 먼 미래에 벌어진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지만 지금 우리 주변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라서 더욱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습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머나먼 우주로의 여행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리'가 살고 있는 별에서 진정한 삶의 의미를 마주하게 되는 행복을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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