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상회 - 거짓말 파는 한국사회를 읽어드립니다
김민섭.김현호.고영 지음, 인문학협동조합 기획 / 블랙피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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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62. '괜찮을 것이다'라는 막연한 믿음을 가지는 순간 그 작은 거짓말들은 어느새 돌이키기 힘든 괴물이 되어 우리를 집어삼키고 만다.


길을 걷다 보면 낯선 이름의 협회 간판을 만나고는 합니다. 참 많은 모임들이 협회나 조합이라는 재미나고 특색 있는 명칭하에 존재하고 있는 듯합니다. <거짓말 상회>는 처음 접하는 '인문학협동조합'이 기획하고 세 명의 저자들이 참여한 책입니다. '한국일보' 지면에 소개되었던 글들을 정리하여 탄생시킨 <거짓말 상회>의 저자는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와 '대리사회'등을 쓰고 사회, 문화 비평가로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민섭과 사진 비평가 김현호 그리고 음식 문헌 연구가 고영이 요즘 가장 핫한 자기계발, 사진, 음식을 통해서 우리 사회에 만연한 거짓말들을 찾아 나섭니다. 그리고 저자 김민섭은 '마치며'를 통해서 이 책을 접한 이들도 스스로에게 '작은 물음표' 하나를 던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물음표가 우리 주변 그리고 더 큰 범주의 사회로 확장되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P.53. "내일을 약속할 수 없는 게 제일 힘들어요."


책의 1부는 자기계발에 관한 거짓을 김민섭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자기계발을 외치는 주체가 잘못되었고 그 잘못된 주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듯합니다. 청년이 주체가 되는 사회, 내일을 꿈꿀 수 있는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2부에서는 저자 김현호몇몇 사진이 가지는 의미들을 자세하게 들여다보며 정치적인 거짓말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3부에서는 저자 고영드라마 대장금에 나왔던 '맥적'을 시작으로 냉면, 오뎅 등의 이야기를 정말 재미나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오뎅과 어묵의 차이를 확실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물건을 사고파는 자본주의를 대표하는 '상회'에서 거래되는 거짓들을 세 가지 측면에서 바라보고 대안을 찾으려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회에서 파는 다양한 종류의 거짓말들이 너무나 많아서 대안을 찾기란 불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저자들은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희망을 함께 할 수 있는 책이 바로 <거짓말 상회>입니다.


P.166. 하지만 희망이란 지금과는 다른 대안적인 세계가 가능하다고 믿고 행위하는 것을 의미한다.


선의의 거짓말이란 없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거짓은 그냥 거짓이라는 취지의 글이었습니다. 잘못된 사안에 대해서 거짓 해명으로 곤혹을 치르는 이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개인의 거짓도 바로잡아야 할 병폐인데 하물며 국가나 사회의 거짓은 정말 꼭 바로잡아야 할 병폐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 책이 그런 거짓된 사회와 국가에 대해 정확하게 진단하고 있는 듯해서 너무나 좋았습니다. 가슴속 깊은 곳에 있던 '정의'를 다시 한번 들여다보게 만들어줍니다. '희망'이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는 현실이지만 현실에 대고 크게 외쳐 볼 수 있는 '용기'를 갖게 해주는 책입니다. 주위의 젊은이들에게 꼭 선물해주고 싶은 책입니다. 정직이 최선의 정책이라는 말이 더욱 절실하게 느껴지게 만드는 책입니다. 다가온 선거 전에 꼭 한번 읽어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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