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이 머문 풍경
이시목 외 11명 지음 / 글누림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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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이 주는 재미중 하나는 공간적인 배경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가보지 못한 곳을 작가의 시선을 따라서 거닐어보는 즐거움은 소설만이 줄 수 있는 여유있는 사색의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어서 더욱 좋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작품속 배경이 유명 관광지가 되는 일은 이제 트렌드로 자리 잡은 듯도 합니다. 글누림에서 나온 <소설이 머문 풍경>은 우리 근현대문학을 대표하는 19명의 작가들의 작품속에 그려진 장소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아름다운 많은 사진들과 함께 소개하고 있습니다. 또한 작가들의 26개 작품들도 함께 보여주고 있어서 이 책을 만나는 즐거움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작품속에서 그려진 공간적인 배경들을 새롭게 보여주며 45곳의 여행지로 떠나는 즐거움도 함께 할 수 있는 책입니다.

 

소설이 주는 간접적인 경험을 이 책을 통해서 직접 만나보는 재미는 지금 당장 떠날 수 없다는 아쉬움을 달래기에 충분했습니다. 그저 작품을 통해서 접한 평범한 공간이 특별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즐거움은 소설이나 여행이 주는 즐거움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는 듯합니다. 그점이 <소설이 머문 풍경>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인 듯합니다. 이 책이 가진 또 하나의 매력은 책 속에서 소개된 장소에서 맛볼 수 있는 향토 음식의 소개에 있는 듯합니다. 작품을 구상하며 작가들도 맛보았을지도 모를 그 고장만의 맛을 함께 할 수 있다는 즐거움은 또 다른 설렘을 갖게합니다.

 책의 구성은 크게 두개 파트로 나뉘어져 있는 데 각 파트의 제목만으로도 이 책이 가진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첫번째 파트 작가가 내게 말을 걸 때의 시작은 작가 박완서의 서울 이야기가 맡고 있습니다. 그리고는 여러 지방을 거닐다가 제주도에서 현기영 작가를 만나게 합니다. 두번째 파트 작품이 내게 찾아올 때는 하성란 작가의 서울을 시작으로 조금 더 많은 장소들을 돌아보다가 무진기행의 작가 김승옥과 함께 전라남도의 짙은 향을 맡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만약에 저자가 한 사람이였다면 이런 다채로운 향기를 가진 책을 쓸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을 품게 되었습니다. 이 책에 참여한 12명의 저자들의 각기 다른 고유의 향기가 고스란히 묻어나서 이 책이 더욱 다양한 향기를 품어내는 듯 했습니다. 길가의 수수꽃다리 향기가 조금씩 옅어지는 요즘 <소설이 머문 풍경>을 통해서 보다 다채로운 맛난 향기를 만나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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