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리커버 에디션)
에밀 졸라 지음, 박명숙 옮김 / 시공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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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나 유명한 프랑스 문학의 거장 에밀 졸라의 작품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을 만나봅니다. 이 작품은 에밀 졸라 일생의 역작 '루공-마카르'총서(20권)의 열한 번째 작품이라고 합니다. 이 책을 번역한 전문번역가 박명숙은 책의 말미에 적은 작품해설을 통해서 이 책이 가지는 다양한 의미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에밀 졸라의 여러 작품들중에서 '유일한' 여러 가지면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중 다른 작품들과는 결말이 다르다고 합니다. 그 결말을 보기위해서는 7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이야기를 지나야합니다. 그 과정이 그리 녹녹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 결말을 만났을 때의 느낌은 정말 굉장합니다.

 

글을 보고 있는데 영상이 떠오르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정말 섬세한 배경 묘사는 마치 프랑스에 있는 거리를 거닐다 행복 백화점 속에서 쇼핑을 하고 있는 듯한 신비한 세상에 빠져들게합니다. 물론 디테일한 묘사가 지루함을 안겨주는 소설들도 있지만 이 작품은 전혀 지루할 겨를없이 책장을 넘길 수 있는 묘한 매력을 가진 작품입니다. 거기에 더해 등장인물들에대한 묘사는 이럴 필요가 있을까할 정도로 엄청나게 디테일합니다. 하지만 왜 작가가 등장인물의 대한 많은 정보를 주고 있는지에대한 의문은 책장을 넘기면서 자연스럽게 해소됩니다. 촘촘하게 짜여진 이야기를 만나면서 등장인물의 고향이, 등장인물의 성장배경이 왜 언급되었는지 알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1864년에서 1869년 입니다. 150 여년전의 프랑스에 있는 백화점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여러 이야기들이 보여지지만 작품속에서 그려지는 이야기들은 현재 우리 사회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이야기들이어서 시대를 뛰어넘는 깊은 공감을 하게 됩니다. 거대 자본과 소상인들의 갈등은 요즘 대형 마트에 의해 붕괴된 동네 상권을 보는 듯하고, 노동 문제는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하다는 생각에 씁쓸함을 감출 수 없게 합니다. 하지만 수습사원에서 수석구매상의 자리에 오르는 주인공 드니즈의 삶이 이 작품을 보는 이들에게 커다란 에너지를 주고 있어서 씁쓸한 마음보다는 흐믓한 미소를 떠오르게 하는 작품입니다.

 

자본주의 상징으로 등장하고 있는 백화점은 커다란 기계에 비유되고있는데 그 기계의 속도에 발맞추지못한 이들의 아픔과 그 기계속에서 톱니바퀴로 열심히 돌아가다가 다치고 마는 이들의 슬픔 그리고 그 기계의 속도를 지혜롭게 따라간 이들의 이야기가 조화를 이루면서 방대한 분량의 백화점이야기는 결말에 이르게 됩니다. 하지만 많은 아픔과 슬픔을 안고 있는 이야기의 주된 흐름은 여성과의 관계를 성공을 위한 발판쯤으로 여기던 백화점 대표 무레가 진정한 사랑에 눈을 뜨면서 격게되는 심리적인 변화에 있는 듯합니다. 돈이면 다 된다는 자본주의의 대표 무레가 진실과 선함이라는 무기를 장착한 드니즈를 만나 어떻게 인간적인 사랑에 눈뜨게 되는지 지켜보는 재미는 이 작품이 주는 가장 큰 즐거움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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