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탕 1 - 미래에서 온 살인자, 김영탁 장편소설
김영탁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영화<헬로 고스트> <슬로비디오>를 만든 김영탁 감독의 영화 같은 소설 <곰탕>의 1권을 읽었다. 글을 보면서 영상을 보고 있는 듯한 묘한 매력을 가진 책이다. 두 편으로 만들어진 영상을 보다가 후편을 볼 수 없는 아쉬움으로 안타까웠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1권이었다. 곰탕의 신비로운 맛을 보려 한다면 꼭 두 그릇을 함께 준비하기를 바란다. 배부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작가의 맛깔스러운 문장들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게 두 그릇을 모두 비우게 해줄 것이다. 한 그릇만 맛본 허기짐은 빈혈이 생긴 듯 어지러울 지경이다.

"니들이었구나. 나를 고아원에 버린 쌍년놈들이!"

맛 집으로 이름난 집들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이야기들은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을 통해서 쉽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의 주인공 우환은 조금은 다른 이유로 곰탕의 비법을 알려고 한다. 그것도 목숨을 건 미래에서 과거로 시간여행을 하면서까지 곰탕의 비법을 알아보려고 한다. 맛난 곰탕처럼 맛난 인생을 살지 못한 우환이 시작한 과거로의 시간여행은 이름만 알고 있던 어린 엄마, 아빠를 만나면서 전혀 새로운 길로 접어든다. 40대의 우환이 10대 엄마, 아빠와 함께 하고 싶다는 애틋한 사랑의 대가는 엄청나게 큰 사건을 일으키게 되는데...

촘촘하게 짜인 스토리 라인과 빠른 전개는 시청률이 엄청난 드라마를 떠오르게 한다. 또한 작은 곰탕 한 그릇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순산 이동과 레이저, 페이스 오프 등이 등장하는 커다란 스케일을 보여주며 천만 관객은 우습게 여길 대작의 영화를 보는 듯하다. 하지만 이 작품은 영상이 아닌 활자로 표현된 소설이다. 그러니 작가의 상상력과 필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말 맛난 <곰탕>을 온전히 맛보고 싶다면 꼭 두 그릇을 함께 주문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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