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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오닐의 성공 투자 법칙 - 월스트리트 최고 투자 전략가의 매매 기법 5단계
윌리엄 J. 오닐 지음, 김태훈 옮김 / 이레미디어 / 2021년 7월
평점 :
옛날 옛적에, 절벽 사이에 아주 오래 된 다리 하나가 있었다. 잘못 발을 디뎠다간 그대로 무너져버릴듯한 위험해보는 다리였다. 그 앞에 선 나그네는 고민했다.
"저 다리를 어떻게 건너지?"
나그네는 다른 사람들을 관찰하기로 결심한다. 여자, 남자, 아이가 다리를 건너도 멀쩡한 것을 보고, 나중에는 짐을 산더미같이 실은 수레가 지나가도 다리가 무너지지 않는 것을 보며 조심스럽게 다리를 건넌 결과 무사히 반대쪽에 도착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윌리엄 오닐은 주식시장에서 큰 수익을 올릴 방법을 찾을 때 이런 다리 건너기와 같은 귀납적 방식으로 접근한다. 실제로 대박이 났던 주식들을 모아서 분석했고 그럼으로써 공통적인 특성을 골라낼 수 있었다. 그 내용을 정리한 결과가 바로 이 책이다. 회사는 일정 수준 이상의 이익성장률을 보여야 하며, 수급적인 측면에서도 기관의 비중이 어느 정도 이상이어야 한다. 또한 차트에서는 손잡이가 달린 컵의 손잡이 부근을 보는 것이 좋다. 그런 실전적인 내용이 책 전반에 끊임없이 펼쳐진다.
이론으로만 먹고 사는 투자가들은 점차 현실과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현명한 투자자'의 벤저민 그레이엄조차도 여기에서는 예외가 아니었다. 채권을 발행할 만한 신용도가 없는 기업들이 선택하는 수단이라는 이유로 우선주 투자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지만, 실제로 우선주가 끝도 없이 상승하면서 좋은 성과를 내자 자신의 의견을 수정한다. 이론 자체의 정교함만을 쫓다가 현실적인 면을 간과해버린 좋은 케이스다.
윌리엄 오닐은 '성공투자 법칙'에서 중요한 통찰을 제시한다. 과거의 상황을 분석하면 사람들이 놀랄 만큼 유사한 패턴으로 움직이며, 이를 이용하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물타기에 대한 견해에서 가장 단적으로 드러난다. 소외되어 가는 주식을 붙잡기보다는 주도주에 올라타면서 시장의 대세를 놓치지 말고, 철저한 손절을 통해 급락 위험을 차단하라는 전략이다. 미국 증시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당장 한국 증시에서도 2000년대 후반의 주도주였던 차,화,정 관련 주식을 계속 들고 있었다면 2021년 현재 결과는 처참했다. 시장은 흘러가고 주도주는 계속 바뀐다.
닷컴 버블이 꺼진 직후에 쓰인 내용이라 it기업들의 차트가 많이 나온다. 15년이 지난 지금 당시 기업들의 예후를 추적해보자 놀랄 만큼 유사한 패턴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군중심리는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으며, 이를 이용하는 사람과 휩쓸리는 사람의 차이는 명확하다.
시대의 흐름에도 무너지지 않는 원칙을 제시해주는 책이다. 윌리엄 오닐은 본인이 발견한 전략으로 투자 구루(guru)의 반열에 올라섰으며, 그 원칙을 잘 따르는 사람들도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다.
금전적 어려움으로 행복을 잃는 사람들이 없기를 바라며,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