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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세추종 투자전략 - 천재 트레이더 톰 바소의 마음 편한 투자
마이클 코벨 지음, 김태훈 옮김 / 이레미디어 / 2023년 7월
평점 :
한국 영화의 기념비적인 작품 중 하나인 '올드보이'의 주인공 오대수는 느닷없이 감금되어 15년이란 세월을 보낸다. 이후 본인을 감금한 장본인과 마주치고 '왜 나를 15년동안 가뒀냐'고 물으니 다음과 같은 답변이 돌아온다.
"질문이 잘못됐다. 잘못된 질문을 하니 잘못된 대답이 나온다. 왜 15년동안 가두었느냐가 아니라 왜 15년만에 풀어주었냐가 더 중요하다."
이후에는 영화의 큰 반전이 숨어 있으므로 더 언급하지 않지만, 그 이후 펼쳐지는 진상은 따로 떨어진 모든 사실을 하나로 엮는 묘미가 느껴진다. 관점을 바꾸는 시각의 전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드러내는 사례다.
'톰 바소의 추세추종 투자전략'은 이미 성공한 트레이더로서 은퇴자의 생활을 즐기고 있는 트레이더 톰 바소의 투자전략에 대한 인터뷰와 칼럼이다. 본인의 완전한 저술이 아니라는 이유로 평가절하당할 이유는 전혀 없는 것이, 인터뷰어인 마이클 코벨도 이미 '터틀 트레이딩'의 저자로서 투자전략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높으며, 때로는 톰 바소가 언급하지 않도 지나치는 부분도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가기 때문이다. 그럼으로써 톰 바소의 투자전략을 더욱 완전하게 전달하게 된다.
벤저민 그레이엄도 '현명한 투자자'에서 언급했듯이, 투자를 하려는 사람들은 정해진 룰을 따라 움직이기보다는 스스로 결정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그래서 완벽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수도 없는 자료를 찾아 읽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이며, 다양한 수학적(또는 경험적) 기법에 기대어 투자의 정당성을 찾고자 한다. 그럼으로써 시장 평균을 뛰어넘는 초과수익을 달성하려고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렇게 큰 노력을 투입하는 사람들의 결과는 양극단으로 갈린다.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만큼 성공하거나, 아니면 아예 투자를 안 했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실패하거나이다. 기대값으로 따진다면 마이너스지만, 사람들은 항상 파랑새를 쫓는다.
사람들이 투자를 하는 이유는 욕망 때문이지만, 톰 바소는 역설적으로 욕망을 너무 크게 가진다면 투자에 실패함을 지적한다. 제대로 된 원칙을 세우지 않은 상태에서 결과에만 매몰되기 때문이다. 결국 단 한번의 실패로 재기가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게 된다. 그런 블랙 스완의 위험성을 충분히 경고한다. '오늘도, 내일도 시장은 열린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즐겨라'는 것이 톰 바소 투자의 핵심이다.
추세추종 투자는 지루한 전략이다. 성공할 때보다 실패할 때가 훨씬 많다. 추세를 탈 수 있는 기간보다 횡보하는 기간이 훨씬 길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칙을 지키면서 살아남는 사람에게는 성공할 때의 보상이 그 무엇보다도 큰 전략이기도 하다. 추세추종 투자에 관심을 가진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