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세 매매의 대가들
마이클 코벨 지음, 김태훈 옮김 / 이레미디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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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타공인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투자자로 꼽히는 인물은 단연 워런 버핏이다. 그가 2000년부터 진행하던 '버핏과의 점심'행사는 2022년에 사상 최고가인 246억원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마무리되었다. 점심 한끼 치고는 좀 과하다는 의견도 없잖아 있지만, 애초에 자선단체에 기부할 목적인 행사였고 그동안의 식사 참석자들은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평을 내렸다. "워런 버핏의 식견과 인생관에 매료되었다"가 후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수십억에서 수백억을 기꺼이 지출할 만큼, 성공한 투자가의 의견을 곁에서 들을 수 있는 기회는 누구나 바라마지 않는다.

추세추종 트레이딩은 단순하면서도 복잡하다. 시세의 흐름을 관찰하고 그에 탑승하며, 추세가 바뀔 때 내려야 한다는 원칙은 누구나 동일하다. 그러나 구체적인 방법론은 결코 똑같지 않다. 컴퓨터 시스템을 이용하는 투자가도 있고 지표보다는 단순한 원칙에 집중함이 더 중요함을 역설하는 투자가도 있다. 공통점이라면 누구나 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꾸준히 기울였고, 그 방식을 계속 고수하였다는 점이다. 20배에 가까운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중간에 85%가량 원금의 손실을 볼 수 있는 방법을 따라할 수 있을까? 개개인의 기질과 상황에 따라 다르다. 본서에서는 그런 본질을 꿰뚫는 혜안이 수많은 투자가들의 입을 통해 펼쳐진다.

나는 당장 내일 자산을 두 배로 불릴 수 있는 기법을 찾고 있다거나, 마법에 가까운 공식을 찾는다면 이런 인터뷰들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자산을 늘리기 위해서는 기법에 집중하지 않고 원칙대로 투자하며 매매하는 태도가 더 중요함을 이해한다면 말 그대로 보물창고에 들어간 기분을 느낄 것이다. 실제로 진입 시점과 손절 기준 같은 세부적인 내용은 본서에 나오는 투자가들이 다 달랐다. 본인이 지키기 쉬운 원칙을 선택하고 그에 집중하였을 뿐이다. '반드시 어디에서 진입하고 몇 퍼센트에서 손절하라'는 내용을 찾고 있다면,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격언을 명심해야 한다.

추세추종 트레이딩은 적은 자금으로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확실히 매력적인 길이다. 그러나 고난의 시간을 견디는 과정이 필요하다. 추세추종이라는 대원칙 하에 성공한 수많은 투자가의 이야기들을 곁에서 바로 들을 수 있는 값진 기회였다. 246억을 내지 않고도 귀한 대화를 마음껏 접할 수 있으니만큼, 투자에 대한 안목을 한단계 더 키우고 싶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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