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기 투자의 비밀 - 세계트레이딩월드컵 신기록 보유자의 마켓 사이클과 최적의 타이밍 매수법
래리 윌리엄스 지음, 이은주 옮김, 성전 감수 / 이레미디어 / 202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투자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조지 소로스와 영란은행과의 분쟁은 대부분 잘 알고 있다. 파운드화의 가치를 지키려는 영란은행에 맞서 조지 소로스는 파운드화 공매도에 나섰다. 결국 소로스가 승리하여 엄청난 부를 긁어모음과 동시에 투자가로서의 명성이 하늘을 찌르게 된다. 대부분은 여기까지만 알고 있다.

소로스는 그 이후로도 이와 같이 '올인'식 투자를 몇 번 했지만 파운드화 공매도 때와 같이 극적인 승리를 거둔 적은 별로 없다. 투자규모를 고려해봤을 때 소소한 승리에 불과하거나, 아예 손실을 보고 후퇴한 적도 꽤 있다. 투자가로서의 인상도 전성기 시절보다는 한참 후퇴한 듯하다. 2017년 경 '서브프라임 직전과 비슷한 분위기다. 경기침체에 대비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지만 이후 전세계 자산시장은 기록적인 상승을 보였다. 인구에 회자되는 투자가도 시장 전망이 연속으로 적중하기란 힘들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다.

래리 윌리엄스는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투자 레코드는 다른 유명 투자가들에 비해 결코 뒤쳐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뛰어나다는 느낌도 든다. 시작부터 거액으로 출발한 다른 투자가들보다 소액에서 거액을 만든 사례를 여러 차례 보여주기 때문이다. 워런 버핏의 동업자인 찰리 멍거는 부동산 인테리어 사업을 통해 번 돈으로 버크셔 해서웨이에 참여했다. 전세계 수위에 드는 재산을 보유한 데는 본인의 투자실력도 뛰어났지만, 기초 자금이 일정 규모 이상이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래리 윌리엄스는 수익률 대회에 참가하면서 자금 제약을 딛고 기록적인 수익률을 수 차례 기록한다. 믿을 수 없다고 판단한 증권사들이 매매 내역을 모두 조사해보았음에도 불공정거래가 일어난 증거를 전혀 찾지 못한다. 투자가로서 보통 이상의 실력을 지닌 사람이다.

그런 래리 윌리엄스가 가장 비중을 두어 강조하는 부분은 '자금관리'다. 한번에 투자금을 모두 걸고 위험부담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투자는 최대한 배격한다. 최대 가능한 위험부담을 미리 정해놓고 투자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것을 중시한다. 이는 래리 윌리엄스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도 있다. 최정상급 트레이더지만 4~5번 연속으로 손실을 보는 경우도 흔한데 위험부담을 너무 높이 잡는다면 투자금의 70%이상이 날아가버리기 때문이다. 이는 성공한 트레이더들을 인터뷰한 잭 슈웨거의 '시장의 마법사들'에서 트레이더들의 발언과도 결을 같이한다. "성공한 트레이딩은 살짝 지루하죠."

투자규모 결정의 정석으로 알려져 있는 '켈리 베팅'에도 비판적이다. 켈리 베팅은 승률을 미리 알 수 있다는 다소 비현실적인 가정 하에서 이론이 전개되는데, 실제 투자 현장은 도저히 종잡을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켈리 베팅에서 제시하는 기준대로 투자한다면 과도한 위험을 감수하게 된다. 시장 상황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큰 규모의 투자 손실을 보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이론만으로 알 수 없는 현실과의 갭을 프로 트레이더로서의 경험으로 잘 채워준다.

투자의 기본은 위험관리다. 한방식 투자는 한방에 시장에서 퇴출될 뿐이다. 적정한 규모로 위험을 관리하면서도 거대한 수익을 얻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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