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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지표 투자 - 업종 지표의 방향이 곧 기업 이익의 방향이다
고재홍(재콩).새로운길 지음 / 이레미디어 / 2022년 9월
평점 :
주식 말고 기업을 사라는 이야기는 많다. 금이나 원자재 등 다른 투자수단도 많지만, 주식은 기업 지분을 뜻하므로 배경이 되는 기업과 완전히 동떨어질 수 없다는 의미기에 그럴 것이다. 그렇다면 한 가지 의문이 남는다. 기업과 주식을 어떻게 분석해야 하는가?
기업분석법으로 알려진 방법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재무제표 분석'이다. 매출액 대비 이익이 얼마인지와 이익률이 안정적인지, 부채가 과도하지 않는지를 따지는 방식이다. 숫자로 나와 있으니만큼 객관성을 유지할 수는 있지만 재무제표 분석에도 한계는 있다. 업종에 따라 중요하게 봐야 할 요소가 달라지는데, 일괄적인 분석기준을 적용하면 분명히 편파적이거나 치우친 결론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은행 등의 금융기관은 고객 예수금을 부채로 처리한다. 영업이 잘 될수록 자산 대비 부채의 비중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를 두고 '부채비중이 과도하니 부실한 기업이다'라고 판단한다면, 우량한 은행을 제치고 장사 안 되는 은행에 투자해야 한다는 희한한 결론이 나온다. 일률적인 분석법이란 있을 수 없으며, 업종에 따라 중요하게 봐야 할 요소가 달라진다.
'현명한 지표 투자'는 그런 업종에 따른 특성을 분석하고, 투자할 때 어떤 지표를 주로 봐야 하는지를 세세히 알려준다. 산업 자체에 대해 이해할 수 있어야 재무제표 분석 등 다른 분석법이 제대로 된 효과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화학, 건설 등 주요 산업군의 실적을 결정하는 요소를 하나씩 따져보고, 그 지표들이 어떻게 이익을 구성하는지 세세히 설명한다. 대한민국 산업분석 지도라고 봐도 될 정도로 방대한 내용을 다루는데도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다. 그만큼 정리가 잘 된 책이다.
저자가 관심을 가지는 분야는 지표에 따른 퀀트 투자다. 그래서 자동화된 투자 시스템을 구성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자세히 논한다. 미래에 기업의 이익이 증가한다면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명제에 공감하는 사람이라면, 기업의 이익을 증가시키는 지표들로 투자전략을 세운다는 발상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실제로 지표에 따른 투자전략을 여러 건 열거하며 각각의 효과를 자세히 검증한다. 지표가 실제로 투자에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잘 보여주는 내용이다.
주식 말고 기업을 사야 한다고 생각하는 정통 가치투자자이건, 탑다운 방식을 적용하여 업황이 개선될 분야에서 주식을 발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건 모두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다.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방법을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투자 방법을 정교하게 개선하는데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볼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