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차트 패턴 63 - 최적의 매매 타이밍을 찾는 법
윌리엄 자일러 지음, 김태훈 옮김 / 이레미디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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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 과목과는 큰 인연이 없이 지내왔지만, 학교에서 과학 수업을 들을 때 가장 흥미로웠던 내용은 '인체의 구조' 였다. 선생님은 사람의 몸 속이 어떻게 생겼는지 인체 모형을 가지고 설명해주셨다. 그 모양은 실제 인체 장기의 모습과 완전히 똑같지는 않았다. 어린 마음에도 실제 모습은 좀더 복잡할거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그런 단순성 덕분에 오히려 이해에는 도움이 되었다. 실제 장기와 완전히 같았다면 이해를 거의 하지 못했을 것이다.

금융시장은 인간의 욕망이 그대로 드러나는 곳이다. 흔히 가치투자라 불리는, 적정주가를 산출한 후 그보다 더 낮으면 사고 높으면 판다는 방법은 일견 논리적인것 같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결함이 꽤 많음을 알게 된다. 가장 큰 문제점은 기업의 성장성까지 반영한 적정한 주가를 과연 제대로 산출할 수 있는가이다. 성장성에는 인간의 감정과 추정이 반드시 들어가게 된다. 이런저런 수치적 근거를 들어서 종목을 선택하더라도 결국은 감으로 찍은 사람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원인이 여기에 있다.

우리가 투자를 할 때 진정으로 살펴야 하는 것은 숫자를 들어 계산한 추론이 아니라 시장의 역사다. 가보지 않은 기업의 가치를 추정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지만, 이런 상황일 때는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했다는 기록은 충분히 신뢰할 만하기 때문이다. 그런 기록들을 패턴으로 정리한 책이 본서 '실전 차트패턴 63'이다.

기술적 분석가들도 패턴을 모두 신뢰하지는 않는다. 무의미한 그림 찾기 같다는 이유로 패턴 자체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이 책은 1960년대에 초판이 출판되었다. 실제 금융시장과 동떨어진 내용이었다면 역사속으로 사라졌겠지만, 실질적으로 등장하는 패턴들이었기에 시간의 혹독한 검증을 거쳐 꾸준히 살아남을 수 있었다. 헤드 앤 숄더나 지지선, 저항선과 같은 개념을 아예 모른다면 금융시장 자체의 변화를 전혀 읽어내지 못하는 수준이다. 그런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하는' 내용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해두었다.

패턴 그 자체만을 목차별로 정리했다면 단순히 정리집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한다. 아마존의 어떤 독자는 그런 부류의 책들에 대해 '늦게 제출한 대학과제같다'는 평을 내렸는데, 꽤 적절한 묘사라고 본다. 이 책은 패턴들을 다루면서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기 때문에 이런 패턴이 나온다'는 내용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기술적 분석이라는 접근법 자체가 '금융시장에서 인간들이 어떤 감정으로 움직이는가'에 대한 내용을 다루니만큼, 본질에 굉장히 충실한 내용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금융시장의 양상은 계속 변화하지만, 사람들의 행동 양식은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 이 책에는 수십 년 동안 시간의 흐름을 거치면서 압축된 내용들이 차례로 정리되어 있다. 간단히 읽고 넘길 만한 내용은 아니고, 하나하나 꼼꼼히 익혀도 괜찮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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