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의 책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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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랑과 노라가 만들어낸 정신나간 사랑의 결정체, 트리스탄. 두 사람은 아이가 태어난 후에도 둘만의 불타오르는 감정에 미쳐있었다. 트리스탄은 방치되었고, 혼자 글을 익히고, 부모 부담없이 기뻐할만큼 적당하게 영특함을 드러냈다.

트리스탄은 외로웠다. 두 남녀는 둘째를 가졌고, 그 아이는 트리스탄의 “사랑”이 되었다.

📖 플로랑과 노라의 사랑은, 결코 과소평가할 수는 없지만, 남녀간의 연애에 속했다. 반면 트리스탄과 레티시아의 사랑은 절대적 의미의 사랑, 범주 바깥의 사랑, 목록에 없는 더욱 강력한 현상이었다. 모든 사랑인 동시에 모든 자유인 그것은 어떤 분류에 의한 변질도 허용하지 않았다. 49p

그 사랑은, 엄마 노라의 말에 의하면 ‘침울한 여자아이’ 였던 트리스탄이 버틸 수 있게 했고, 부모의 사랑대신 언니의 사랑을 받아먹은 레티시아를 어른으로 키웠다. 부모의 부재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단단한 아이로 자랐다. 언니의 사랑으로 돌보아진 아이는 언니의 “언니”가 되었다. 레티시아는 부모의 다정한 칼날에 베인 트리스탄에게 결국 자유를 내어준다.

무지와 결핍, 그 속에서 피어난 무결한 사랑이 사람을 자라게 했다. 자칫 지옥이 될 수 있었던 삶에 서로의 구원이 되어준 자매의 이야기. 아멜리 노통브는 이 책을 언니에게 바친다고 했다. 그녀의 언니가 그녀에게 얼마나 큰 사랑을 주었는지 궁금하다.

그 와중에 셀레스탱. 너무 매력적인 인간이다. 나도 저렇게 말해주는 남자 필요해.

[자매의 책] 아멜리 노통브, 열린책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자매의책 #열린책들 #아멜리노통브 #소설추천 #독서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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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메모리엄 - 2024 올해의 영국 도서상 데뷔 소설 부문 수상
앨리스 윈 지음, 이나경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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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열여덟, 열아홉이나 되는 어린 소년들. 기숙학교에서 선배들의 전사소식이나 들으며 전쟁에 대한 낭만만 커가던 중, 곤트는 엘우드를 향한 자신의 갈증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엘우드는 졸업 후 곤트의 동생 모드와 결혼할 예정이었다.

곤트는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며 시와 영국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엘우드를 두고 충동적으로 전쟁터로 향한다. “친구”라는 이름으로 편지를 주고 받던 두 사람. 엘우드는 곤트의 편지에서 당장 나에게 와줘, 라는 느낌을 받고 입대를 감행한다.

피와 절망이 가득한 곳에서 서로를 향한 끌림을 확인했지만, 전쟁은 그들을 무탈하게 남겨두지 않았다.

📖 “전쟁이 아니었어도 내게 키스했을까?”
“아니. 안했을거야.”
- 233p

수많은 동료들이 매일 같이 사망하고 두 사람은 전쟁 중 서로의 생사를 알지 못한 채 헤어진다. 민간인들은 전쟁에 현실을 모르고, 그 참혹한 진실 속에서 미쳐가는 군인들. 그저 죽음만을 기다리는 그들의 처절함에 가슴이 아려왔다.

시를 사랑하던 엘우드가 시를 잊어버린 것처럼.

📖 엘우드는 이렇든 저렇든 시에 애정이 없어졌다. 그저 검게 그을려 괴사를 잃으킨 영혼의 조각을 잘라 팔아먹을 뿐이었다. 488p

책 중간중간 나오는 사상자, 부상자 명단에서 앞서 나온 이름이 확인되면 마치 내가 그들의 전우가 된 것처럼 심장이 내려앉았다. 단순한 퀴어소설이 아닌 전쟁의 고통을 현실적으로 풀어낸 소설이다. 작가가 그 시절을 살다 온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책의 배경인 1910년대, 그로부터 100년이 훌쩍 지난 2026년 지금까지도 전쟁은 일어난다. 그 속에서 그들이 겪을 상황과 트라우마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먹먹함이 남는 책.

[인 메모리엄] 앨리스 윈, 다산책방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메모리엄 #앨리스윈 #다산책방 #소설추천 #퀴어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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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모든 두려움
알렉스 핀레이 지음, 배지은 옮김 / 현대문학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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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보다 재밌는 책, 드디어 찾았다. 576페이지의 두께에도 불구하고 다음 장이 궁금해서 내려놓을 수 없는 그런 책!

파티를 즐기고 돌아온 맥에게 전해진 청천벽력같은 소식, 멕시코로 여행을 떠난 가족이 모두 사망했다는 것이었다. 사고사로 정리되려는 도중 찾아온 FBI 요원. 맥에게 남은 가족은 여자친구를 살해했다는 혐의로 교도소에 수감된 형, 대니뿐이다.

맥과 FBI 요원 켈러, 그리고 사망한 가족들의 시점으로 돌아가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질질 끌지 않고 빠른 전개와 충격적인 반전으로 이마를 빡빡!!! 때리게 만든다. 몰입감이 장난 아니다. 데뷔작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당장 이 책을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 내 눈 앞에 가져다 두면 좋겠다! 사실 스토리 자체는 그냥 뻔한 범인찾기 소설이지만, 나, 기몽씨. 범인 잘 찾기로 소문난 사람인데 끝까지 범인을 찾아내지 못했다. 마지막 범인이 특정되었을 때, 미친거아니야!! 하고 소리질렀다. 진짜로. 밤 11시에.

분량은 매우매우 작지만 한국인 캐릭터가 나오는 것도 약간의 호감 포인트(?)

스릴러 좋아하는 사람 무조건 무조건 읽으세오.

[마지막 모든 두려움] 알렉스 핀레이, 현대문학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마지막모든두려움 #알렉스핀레이 #스릴러소설추천 #책추천 #현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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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이 사람을 죽일 때 - 미시마 유키오 미스터리 단편선
미시마 유키오 지음, 심지애 옮김 / 북로드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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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레트로한 표지, 푸른빛이 도는 글씨와 은근히 노란 종이. 작가 소개란의 서체 등이 과거의 분위기를 풍긴다.

1925년에 태어나 요절이라기엔 조금 늦은 45살, 1970년에 세상을 뜬 미시마 유키오의 미스터리하고 스산한 단편을 모아놓은 책. 10대에 등단을 한 천재 작가인만큼 문장 하나하나가 책 제목에 포함된 단어인 ”아름다움“ 이 느껴진다. 13개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대부분의 단편집이 그렇듯 몇몇 단편은 전혀 이해되지 않았고, 몇몇 단편은 완전히 나를 사로잡았다. (스포있음)

불호 단편 3가지.
<열매>, <미의 여신>, <불꽃놀이>

불호는 너무 개인적인 감상이라 다른 이의 호의 영역에 침범할 수 있으니, 하나만 풀어보자면,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 조각을 세상에서 처음 발견한 R. 죽음에 다다른 그의 병실, 박물관에서는 특별히 조각상을 빌려주었다. 몇번이고 조각상을 보며 그의 저서 중 아프로디테 조각 부분을 반복해서 읽는다. 그 중 “조각상의 높이는, 2.17미터.” 에 집착한다. 다른 저자들이 쓴 책에서도 언급되는 높이 부분를 반복하며 만족한 웃음을 짓는다. 그리고 고백한다. 사실 조각상은 2.14미터이며, 이것은 자신과 조각상 둘만의 비밀이었다고. 책을 읽어주던 N에게 조각상의 높이를 재보라 말한다. 조각상의 높이는 2.17미터였다. R은 그 말을 듣고 원망으로 가득찬 눈르로 “배신하다니” 라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둔다.

그러니까 내 불호 단편은 이런식이다. 네? 뭔소리에요. 싶은.

다음은 호 단편 3가지.
<서커스>, <물소리>, <아침의 순애>

아, 이 이야기들은 직접 읽었으면 좋겠는데. 책 제목인 [아름다움이 사람를 죽일 때] 에 걸맞는 단편들이다. 특히 책의 시작인 <서커스> 와 후반부를 장식하는 <아침의 순애>. <아침의 순애> 속 글귀를 적어보겠다.

📖 그곳에 있다는 말은 바꿀 수 없다는 뜻이며, 그곳에 있다는 사실이 확고해지는 때부터 부패는 진행된다. 두 사람은 여느 부부와 달리 전력을 다해 이 부패와 분해작용에 저항하려 했다. 253p.

📖 그 불길한 닭의 울음소리 속에서 놈들은 깨지기 직전의 약한 도자기 조각처럼 아름다웠고, 여명을 받아 장밋빛으로 빛났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그렇게 아름답고 순수한 입맞춤을 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두 번 다시 보지 못할 겁니다. ~ 그것말고는 놈들을 죽일 이유가 없었습니다. 270p.

영원한 젊음, 가장 아름다웠던 때를 유지하기 위해 행한 계획으로, 가장 아름답게 죽어버린 노부부의 이야기다. 책에서 이 페이지들만 똑 떼어내 벽에 붙여두고 싶달까.

세상을 떠난 지 50년이 훌쩍 지난 작가의 글이지만, 현대의 단편에 절대 뒤쳐지지 않는, 오히려 “아름다움” 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글이다. 시대를 거스르는 글을 읽고자 한다면 강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름다움이 사람을 죽일 때] 미시마 유키오, 북로드

#아름다움이사람을죽일때 #미시마유키오 #북로드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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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백수, 작가 퀘스트에 입장하십니다 - 1인분 몫을 위한 처절한 사투
이다희 지음 / 반니출판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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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럽다. 이토록 가슴 설레는 일이 있다는 것도, 그 선택을 믿고 지지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1년 간 준비한 공무원을 6개월만에 그만둔 후 결혼, 30개국의 해외 여행. 여행기와 에세이로 시작된 글쓰기가 소설, 시나리오, 웹소설, 장르소설, 청소년소설까지 이어진 삶. 6개월 동안 100만자를 써내리고 얻은 웹소설 출간과 대형 공모전 최종심.

작가가 몸이 상해가며 몰입해 1년만에 얻어낸 결과물. 비영어권 나라에서 백수 타지인으로 1인의 몫을 해내기 위한 몸부림이자 자신의 별천지를 찾아가는 작가의 고백이 나는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뭐랄까, 이미 남들과 다르게 세계 여행의 기록으로 에세이를 출간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 때문일까. 분명 30대의 나이에 새로운 삶에 도전하는 작가의 모습에 영향을 받아 나도 나의 세계를 찾아야지! 하는 마음이 들어야할텐데 처음부터 끝까지 부러움으로 점철된 시간이었다는 조금 슬프고 현실적인 후기.

나처럼(?) 약간의 자격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읽고나서 속상할 수도 있겠다. 그만큼 솔직한 책.

새로운 도전을 하고자하는 꿈많은 사람이라면 작가의 열정가득한 모습에 자극받아 더 나아갈 수 있을 듯하다.

[30대 백수, 작가 퀘스트에 입장하십니다] 이다희, 반니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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