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이 사람을 죽일 때 - 미시마 유키오 미스터리 단편선
미시마 유키오 지음, 심지애 옮김 / 북로드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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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레트로한 표지, 푸른빛이 도는 글씨와 은근히 노란 종이. 작가 소개란의 서체 등이 과거의 분위기를 풍긴다.

1925년에 태어나 요절이라기엔 조금 늦은 45살, 1970년에 세상을 뜬 미시마 유키오의 미스터리하고 스산한 단편을 모아놓은 책. 10대에 등단을 한 천재 작가인만큼 문장 하나하나가 책 제목에 포함된 단어인 ”아름다움“ 이 느껴진다. 13개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대부분의 단편집이 그렇듯 몇몇 단편은 전혀 이해되지 않았고, 몇몇 단편은 완전히 나를 사로잡았다. (스포있음)

불호 단편 3가지.
<열매>, <미의 여신>, <불꽃놀이>

불호는 너무 개인적인 감상이라 다른 이의 호의 영역에 침범할 수 있으니, 하나만 풀어보자면,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 조각을 세상에서 처음 발견한 R. 죽음에 다다른 그의 병실, 박물관에서는 특별히 조각상을 빌려주었다. 몇번이고 조각상을 보며 그의 저서 중 아프로디테 조각 부분을 반복해서 읽는다. 그 중 “조각상의 높이는, 2.17미터.” 에 집착한다. 다른 저자들이 쓴 책에서도 언급되는 높이 부분를 반복하며 만족한 웃음을 짓는다. 그리고 고백한다. 사실 조각상은 2.14미터이며, 이것은 자신과 조각상 둘만의 비밀이었다고. 책을 읽어주던 N에게 조각상의 높이를 재보라 말한다. 조각상의 높이는 2.17미터였다. R은 그 말을 듣고 원망으로 가득찬 눈르로 “배신하다니” 라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둔다.

그러니까 내 불호 단편은 이런식이다. 네? 뭔소리에요. 싶은.

다음은 호 단편 3가지.
<서커스>, <물소리>, <아침의 순애>

아, 이 이야기들은 직접 읽었으면 좋겠는데. 책 제목인 [아름다움이 사람를 죽일 때] 에 걸맞는 단편들이다. 특히 책의 시작인 <서커스> 와 후반부를 장식하는 <아침의 순애>. <아침의 순애> 속 글귀를 적어보겠다.

📖 그곳에 있다는 말은 바꿀 수 없다는 뜻이며, 그곳에 있다는 사실이 확고해지는 때부터 부패는 진행된다. 두 사람은 여느 부부와 달리 전력을 다해 이 부패와 분해작용에 저항하려 했다. 253p.

📖 그 불길한 닭의 울음소리 속에서 놈들은 깨지기 직전의 약한 도자기 조각처럼 아름다웠고, 여명을 받아 장밋빛으로 빛났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그렇게 아름답고 순수한 입맞춤을 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두 번 다시 보지 못할 겁니다. ~ 그것말고는 놈들을 죽일 이유가 없었습니다. 270p.

영원한 젊음, 가장 아름다웠던 때를 유지하기 위해 행한 계획으로, 가장 아름답게 죽어버린 노부부의 이야기다. 책에서 이 페이지들만 똑 떼어내 벽에 붙여두고 싶달까.

세상을 떠난 지 50년이 훌쩍 지난 작가의 글이지만, 현대의 단편에 절대 뒤쳐지지 않는, 오히려 “아름다움” 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글이다. 시대를 거스르는 글을 읽고자 한다면 강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름다움이 사람을 죽일 때] 미시마 유키오, 북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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