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아이들 - 조재도 3부작 청소년 소설 작은숲 청소년 3
조재도 지음, 김호민 그림 / 작은숲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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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아이들

조재도 지음/작은 숲


  우리 사회는 다양한 부류의 삶이 있다. 하지만 그 속을 자세히 들어다 보면,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배운 자와 못 배운 자, 주류와 비주류 등 모든 것들이 이분법으로 나누어진 듯하다. 결국 이 사회는 모양새만 다르고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양분된 집단 속에서 자신이 처한 현실에서 살아가는 모양이다. 이렇게 극단적인 입장으로 양분하는 편협한 견해를 갖게 된 또 하나의 계기를 이 소설이 마련해 준 성 싶다.

  우리 사회 전반은 일명 기득권층 상위 5%가 주도하는 사회 구조 속에서 나머지는 기생 집단으로 살아간다 해도 지나치진 않다. 우리의 교육 현실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학교를 교육 공동체 사회로 명명하기에는 상호작용의 색채를 너무나 많이 잃어버렸지만 이러한 단편적 조직 속에서도 특권증과 소외층은 구분되기 마련이다. 이 소설은 우리 교육 현실 속에서 철저히 소외된 계층의 삶을 소재로 삼고 있다. 학습 부진에서 오는 현실적 괴리감, 가치관 혼돈으로 목적 없는 삶을 살아가고, 현실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것보다 위안을 삼을 수 있는 여러 요소를 찾는 데 급급한 단편적인 삶이 전부인 그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물리적 고통에 울분을 토하기보다 사회로부터 버려지고 있다는 사실에 처절하게 절규하는 모습이 그려지고, 싸구려 의리와 우정을 지키기에 온몸을 던지는 광경도 보이고 있다. 이 소설은 우리가 보통 인도적 관점에서 혼란기와 과도기가 맞물린 밑바닥 청소년들의 삶을 이해하고 포용하고 이해해 달라는 작가의 의도로 여겨지는 않는다. 우리 사회가 다양한 부류의 계층을 인정하고 더불어 살아가듯이 우리 교육 현실 속에서 자리를 잡고 살아가는 그들 또한 문제가 아닌 다른 집단으로 여겨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서열화를 부추기는 일제고사를 비롯한 획일적인 교육 정책과 지식 중심의 일률적인 교육과정 운영이 낳은 교육 문제에 일침을 던지는 것도 잊지 않았다.

  우리 학교 현장에서 학습 부진과 문제 행동으로 대변되는 일명 불량 청소년들에게 장밋빛 미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보편적으로 불우한 가정환경과 경제적 빈곤이 사회 끝자락으로 그들을 몰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모두 현실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처절한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운명을 세습되는 신분으로 자처하거나 사회의 따가운 시선들과 편견이 그들을 주저앉히는 것이 대부분이라 여겨진다. 지금 학생인권조례가 마련되고 교육 현장에서 인권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하지만 우리의 의식 속에 그들을 교육 카스트 제도 속으로 밀어 넣고 수드라 계급으로 치부하고 있지만 않은지 되돌아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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