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짧은 세계사
제프리 블레이니 지음, 박중서 옮김 / 휴머니스트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아주 짧은 세계사
제프리 블레이니 지음/ 박중서 옮김/(주) 휴머니스트 판


  책 제목에서 풍기는 느낌이 좀 역설적이다. 진화론에 근거하자면 200만 년 전, 선사 시대로 여겨지는 4만 년 전의 인류사를 짧게 펼쳐 놓았다는 것이 나로 하여금 궁금증을 낳았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배워왔던 세계사는 나에게 방대한 분량이었다. 무구한 역사를 기반으로 할뿐더러 동서양의 광활한 지역까지 세계사를 한 권의 책으로 옮겨 놓는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일 성싶다. 

  책 제목이 주는 편안함으로 접한 이 책은 테마별로 역사적 사실을 정해 둔 것이 참 읽기 편했다. 편집자가 나름대로 독자를 고려한 구성이라 할 수 있겠다. 지금까지 역사서는 사실 중심으로 역사적 사실을 이해시키는 데 중점을 두어왔다. 하지만 나름 주제 중심으로 역사를 인과적으로 접근하여 흐름 중심으로 편집되어 있어 내용을 이해하는데 별 어려움을 주지 않았다. 그것은 나에게 흥미 위주의 역사 이해보다 역사를 현장에서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으로 역사를 보게 만들었다.

  이 책에서 보이는 특징 중 또 하나는 세계사를 편집한 시점을 현재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의 역사로서 나름 의미가 있다고 본다. 현재적 관점에서 역사를 분석하고 비평하고 현재의 삶에 반영하는 기틀을 만들어 가는 것이 가는 참 이채롭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는 현재의 우리 삶에 여러 가지 모양새로 반영시키고 있다. 분완전한 아테네 민주주의나 동기를 가지고 출발한 여러 혁명적 사건들과 완악한 군국주의는 분명 충분한 반성과 수습을 걸쳐 오늘의 여러 제도 안에 정착되거나 내몰렸다. 곧 역사는 단편적이거나 분절적으로 진행되어 온 것이 아니라 그 영향과 흐름들은 보이지 않게 우리 정신과 삶에 간섭하고 있는 것이다. 왕조가 망하고 제도가 폐기물로 처리되었지만 그 안에 감추어진 정신과 이념이 현재의 삶에 다른 모습으로 투영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시대를 바꾸고 역사를 변화시키는 것은 문화와 정신의 힘이었다. 나라를 잃고 분단 상황이 만들어졌다 하더라도 역사 속에 숨겨진 보이지 않는 힘들이 세계를 움직이고 지배한다는 생각이 든다. 세계사 갖가지 사건 속에 우리는 그 시대를 지탱시켰던 문화와 정신의 가치를 인정하고 수용할 필요가 있다. 역사적 난관을 극복해 온 시대정신들이 현대 속에서 여러 모양으로 열매 맺고 있다. 그러기에 우리는 글로벌 시대에 세계를 이해하고 올바른 시대정신을 기르기 위해선 세계사를 정독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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