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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소설 세 얼간이
황승윤 지음, 비두 비노드 쇼프라·라지쿠마르 히라니·애브히짓 조쉬 각본 / 북스퀘어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세 얼간이 -황승윤 지음/북스퀘어
얼마 전 자타가 공인하는 영화광인 한 지인이 정말 볼만한 영화를 보았다고 추천하는 영화가 있었다. <세 얼간이>라는 인도 영화인데 인도의 영화 수준이 그렇게 높은 줄 몰랐었다고 한다. 아이들을 위해 고민하는 사람들, 부모님, 선생님, 청소년 등이 꼭 보았으면 한다고 해서 <죽은 시인의 사회>같은 그런 영화가 아닐까 생각했었다. 물론 두 영화 다 교육의 본질, 행복한 인간, 자유로운 인간을 향한 순수한 갈망이 잘 드러나 있다. 그러나 <죽은 시인의 사회>가 그 자유를 향한 몸부림이라면 <세 얼간이>는 그 몸부림 속에 유머와 긍정을 녹여 넣었다. 담백한 밀가루 속에 버터와 우유, 설탕을 넣어 부드럽고 달콤한 빵을 오븐에서 구워 내듯, 이 스토리는 한 덩어리의 맛있는 빵을 먹은 것 같다. 담백하고 쫄깃하고, 약간 씁쓸하면서도 부드럽고 기름지고 달콤한 빵을 먹었을 때의 만족감이 든다.
영화의 원작은 ‘체탄 바갓’의 소설이다. 원작 소설은 꽤 부피가 있어 보인다. 저자 황승윤씨의 이 책은 영화를 보고 만든 영상 소설이다. 영화 <세 얼간이>를 만나 인생을 되돌아보았고 영화의 이야기를 한 편의 소설로 다시 만들었다. 나는 영화도 보지 않았고, 원작도 읽지 않았지만 이 책으로 그 스토리를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엽기 발랄한 순수한 세 청년이 살벌한 인도 최고의 공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좌충우돌 하는 에피소드가 생생하다. 뻐꾸기 둥지에서 알을 꺼내 깨뜨리는 퍼포먼스로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어떻게 될 지 보여주는 학교. 상위 1%를 향한 경쟁에서 몸부림치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학생들. 그러나 한 얼간이가 두 얼간이와 만났다. 거대한 자본주의의 물결에 휩쓸리기도 바쁜 세상에 이 친구들은 그 물결을 거슬러 보고자 허우적거렸다. 우정, 사랑, 진정한 자유, 꿈을 향해 몸부림치는 세 얼간이들의 유쾌한 반란은 상상하지 못한 반전으로 더욱 행복한 결말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