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중섭을 훔치다
몽우 조셉킴(Joseph Kim) 지음 / 미다스북스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이중섭을 훔치다
김영진 지음/미다스북스
미술에 문외한인 내게도 우리나라의 위대한 화가 하면 떠오르는 몇 명의 이름들이 있는데 그 중 한 사람이 바로 이중섭이다. 하늘로 솟구쳐 오를 듯 땅을 박차고 있는 황소, 굵은 붓 터치 하나하나가 강렬해 한번 보면 잘 잊히지 않는 소 그림을 그린 화가가 이중섭이다. 저자 몽우는 어릴 적 이중섭의 그림을 만난 후 그에게 반해버렸다. 자신은 미쳐버렸다고 표현하고 있고, 이 후 이중섭의 그림과 이중섭이란 화가 자체가 저자의 삶의 이유가 되어 버렸다. 표지 하단의 붉은 색 바탕의 제목위로 저자의 작품인 것 같은 소 한마디가 포효하고 있다. 이중섭의 생애를 대표하는 타는 듯 붉은 색이 저자가 말하고자 이중섭의 예술과 그의 생애를 잘 말해주고 있다.
우리의 혈관을 흐르는 뜨거운 피 같고, 아궁이에서 활활 타오르는 불꽃 같은 생애를 살다간 이중섭, 그는 누구인가? 이중섭은 1916년 평안남도, 부농의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누가 사과를 주면 먼저 그림으로 그리고 사과를 먹었다고 하는 일화처럼 어려서부터 그는 그림그리기를 좋아했다. 오산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에 유학 해 유화를 전공, 이후 일본의 미술 공모전에 수차례 입상하며 국내에서도 개인전시회를 갖는 등 이름이 알려졌다. 이중섭은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이란 우리의 역사 중 가장 어려운 시대를 살았다.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과 이별하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으며 질병을 제대로 치료하지 못해 41살이란 젊은 나이에 사망하게 된다. 그는 그렇게 살았고, 죽었지만 그가 그린 수많은 그림들 속에 화가 이중섭은 아직도 살아있다.
작가는 위대한 작가의 글을 보며 영감을 얻어 자신의 새로운 작품을 창조해 낸다. 화가는 역시 위대한 화가의 그림에서 자극을 받고 영감을 얻는다. 자신 안에 숨죽여 있는 재능과 열정이 어떤 계기로 도화선에 불이 붙듯 갑자기 타오르는 것이다. 몽우에게 이중섭이 그런 존재였던 것 같다. 질병의 고통과 인생의 갖가지 고난, 경제적인 고통과 싸우면서도 아름다운 예술을 꽃피운 저자의 삶도 이중섭과 무척 닮았다. 최근에는 백석의 시를 만나 새로운 예술의 세계를 펼치고 있다고 한다. 피카소에게 있었던 매니저와 실력 있는 화상들이 우리나라의 천재 화가들 주위에도 좋은 친구로 남아 앞으로 그들의 아름다운 그림을 많이 보았으면 좋겠다. 이중섭을 가장 사랑하는 화가가 이야기하는 이중섭을 통해 새로운 이중섭을 만나게 되었다. 제주도에 가면 이중섭 미술관과 이중섭이 살았던 집을 꼭 가보라 했는데 재작년 여행 때 들러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다음 제주도 여행에는 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