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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우주이야기 - 천체물리학자 위베르
위베르 리브스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11년 4월
평점 :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우주이야기-
위베르 리브/열림원
몇 년 전 동네 담장아래, 버려져 있던 장미 허브 하나를 주워 집으로 가져왔다. 토실토실한 장미꽃 같은 잎이 참 예뻐서 물도 주고 햇살 좋은 곳에 두니 쑥쑥 자란다. 하루가 다르게 크는 잎을 혼자보기 아까워 이웃에게 분양을 하다 보니 그 분들도 내게 다른 화분을 가져다주셨다. 그렇게 하나둘 늘어난 화초가 이제는 창가에 한 가득이다. 아이비, 사랑초, 채송화, 천리향, 이름도 모르는 꽃과 화초들, 올 여름 내내 이 아이들을 가지치기 하고, 나누어 심고, 꺾꽂이 했더니 이젠 내 방이 숨 쉬는 생명들로 가득하다. 할아버지가 들려준 이야기처럼 내가 저 별에서 온 생명이라면 이 작은 식물들, 다양한 온갖 동물들,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도 저 별들에서 온 소중한 것들이다.
“우리는 모두 별의 먼지다.”
“하늘을 보면서 이마를 만져보렴. 네 몸을 이루고 있는 원자들이 저 별에서 온 거라면 믿을 수 있겠니?”
프랑스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천체물리학자인 저자는 손녀와 어느 여름날밤 별을 보며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는 어떤 별일까? 밤하늘에 있는 무수한 별들은 여기서 얼마나 멀까? 태양의 나이는 몇 살일까? 지구는 언제쯤 우리가 살아가기 좋은 별이 되었을까? 빅뱅 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우주에 생명체는 우리밖에는 없는 걸까? 이 자연과 우주의 설계자는 누구일까? 블랙홀은 무엇일까? 우리 지구의 미래와 이 우주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과학을 다룬 책이지만 할아버지와 손녀의 대화로 이어지는 쉽고도 사색적인 이 책은 <어린왕자>를 읽었을 때처럼 신비로움으로 가득하다. 어린 시절 별을 보며 누구나 한 두 번은 가졌을 법한 의문들, 궁금하긴 하지만 답은 쉽게 찾을 수 없었던 의문들이 하나 둘 풀리고 마음이 뭉클해져온다. 우리의 조상들과 인류의 위대한 문명을 꽃 피운 철학자, 과학자들이 수 천 년 전부터 열정적으로 탐구해왔던 우주, 우리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우주, 우리가 죽고 나서도 우리 후손들이 살아갈 이 우주에 대해 아는 것이 왜 중요한 일인지 이 책은 말해준다. 우주에 대한 물음은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를 이해하고 나에 대해 탐구하는 것과 같다. 내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이 우주의 법칙은 무엇인지, 바쁜 일상에서 쉽게 품을 수 없는 위대한 인생의 물음을 던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