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일기 어떻게 써? - 아이와 10분 대화로 생각 중심 일기 쓰게 만들기
김기은 지음 / 봄풀출판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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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엄마, 일기 어떻게 써?
김기은 지음/봄풀

일기에 대해서라면 내게는 따스한 봄날, 얼었던 땅에서 올라오는 아지랑이처럼 아련한 추억이 있다. 내가 처음 일기를 쓴 것은 한 3학년쯤 되었을까? 1학년 때는 아주 조그만 여자 아이가 큰 가방을 메고 한참을 걸어서 학교를 오가며 동그라미도 그리고, 구불구불한 선도 그리던 생각이 난다. 2학년 쯤 아마 한글을 다 익혔을 것이고, 3학년 때는 교실에 있는 학급문고의 책을 쉬는 시간 마다 읽어 50여권이 넘는 책을 다 읽었다. 선생님이 책을 잘 읽는다고 통신표에 적어 주셨다.

일기는 정확히 언제부터 썼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내가 저녁마다 숙제를 하고 일기를 쓰면 아빠는 꼭 그 일기를 가져오라고 하시고 읽어보셨다. 그리고는 ‘참 잘 썼다.’ 하시고는 돌려주셨다. 아빠의 ‘참 잘 썼다.’는 칭찬이 내 일기쓰기의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다. 나는 일기를 참 잘 쓰는 아이구나. 내일 또 써서 보여드려야지. 그리고 일기쓰기가, 글쓰기가 하나도 어렵지 않은 일이 되었다. 그렇게 나의 일기쓰기는 청소년기를 지나 이삼십 대까지 이어졌다. 요즘은 일기라기보다는 일로 또는 필요에 의해 쓰는 글이 많지만 내가 힘들 때 나만의 방안에 틀어박혀 하는 일은 아직도 ‘일기 쓰기’이다. 이 글을 쓰면서 드는 생각이 아빠가 다른 형제들의 일기도 읽어보셨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오빠들과 언니에게는 물어보지 않았는데 아마 내 일기만 읽어보셨던 것 같다. 많은 것을 해 주지 못한 미안함, 막내딸에 대한 기대와 사랑을 일기 읽어보기로 표현하셨을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글쓰기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 이유가 뭘까? 예전 세대보다 한글도 훨씬 일찍 읽고 쓸 줄 알아야 하고, 영어도 배워야 하고, 피아노, 태권도, 미술, 컴퓨터 등등 할 일이 너무나 많다. 독서, 논술, 일기쓰기 등... 그냥 일기 쓰기가 자연스런 삶의 한 부분이 아니라 학습의 한부분이다. 그래서 가뜩이나 할 일이 많은데 또 일기까지? 이렇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 일어난 일들을 한두 가지 적고 나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글쓰기를 못하는 게 아니라 생각이 빈약한 것이다.

아이가 글쓰기를 힘들어 할 때 엄마가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어떻게 아이의 생각을 풀어 자신과 세상을 자유롭게 보는 눈을 열어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가 일기와 평생의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어야 한다. 이 책은 아이가 엄마와 10분 대화로 생각 중심의 일기를 쓰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아이와 잠깐의 대화로 아이의 생각에 날개를 달아주고, 반복되는 일상도 재미있는 일기거리가 되게 한다. 의인화 일기, 뉴스, 신문일기, 상상일기, 독서 일기 등의 예를 들어 다양한 일기 쓰기도 배울 수 있다. 일기쓰기 뿐 아니라 독후감 쓰기, 논술에 대한 팁도 다룬다. 이 책은 일기쓰기를 힘들어 하는 초등학교 아이들 가진 엄마가 읽으면 좋다. 잠깐이면 읽을 수 있는 가벼운 책 한권으로 ‘아니 이게 일기니?’ ‘좀 더 풀어서 써봐.’ ‘줄거리가 아닌 너의 느낌을 써 봐.’ 등 막연한 지시에서 한결 따뜻하고 밝은 대화가 오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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