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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보다 1 : 선사, 고대 - 개정판, 스토리텔링과 이미지의 역사여행! ㅣ 세계사를 보다
박찬영.버질 힐라이어 지음 / 리베르스쿨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세계사를 보다. 1. 선사 고대
도전과 응전으로 축약되는 역사에 대한 이해는 쉽지만은 않다. 역사를 좋아하고 관심을 가졌지마는 사고(史庫)에서 꺼내놓은 색 바랜 종이뭉치라는 느낌이 더 강해 손에 잘 잡히질 않았다. 그리고 큰 맘 먹고 책을 잡게 되어도 시대적 괴리감이 작용해서인지 쉽게 읽혀가질 않는다. 얼마 전 조선 왕조 야사집을 사 두었으나 1권을 가까스로 읽고 자욱하게 싸이는 먼지와 함께 방치해 두었다가 폐기처분한 아픈 기억(?)도 있어서 내가 읽는 도서의 범주는 아닌 것 같았다. 하여튼 우연찮게 책 편집에 눈길이 가서 선정한 이 책을 통해 나의 암울한 역사 읽기는 종말을 고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구석기 인류의 태동에서 마케도니아 왕조의 알렉산더까지 구성된 이 책은 한 권의 역사 잡지를 읽었다는 느낌이 든다.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곳곳에 배치된 시원한 삽화와 나름대로 사실성을 더한 사진 자료들이 사뭇 신선했다. 그리고 전반적인 역사에 대한 이해를 위해 동원된 여러 설명 각주들도 친절한 구성으로 여겨졌다. 고대사를 지식적으로 이해하기보다 속에 담아두었다가 가끔씩 꺼내볼 수 있는 여유도 갖게 하기 위해 방대한 분량을 품어내지 않아서 더욱 맘에 들었다. 역사 산책을 참 평온한 마음으로 하는 느낌을 주었다.
이 책의 특징으로 고학년 아동에게 맞추어진 문체와 서술 방식이 작가의 집필 의도를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역사를 지식으로 이해하기보다 가슴으로 느끼면서 다가서도록 친근하고 따스한 표현들로 채워져 있어 작가의 세심한 배려와 이해가 충분히 읽혀졌다. 살아있는 역사 동화처럼 동서양의 주요 사건들을 흥미진진하게 펼쳐나서 쉽게 접근되었고 책 읽기를 마감하는데 그렇게 큰 에너지가 소모되지 않았다.
요사이 어린이들의 대부분이 역사에 대한 이해가 약하고 관심도가 현저히 떨어져 가고 있는 실정이다. 가장 큰 문제로 여겨지는 것은 역사에 대한 접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역사 백과사전과 같은 해설 중심의 경직된 구성과 건조한 표현방식은 선택의 기회가 충분한 미래 정보화 사회를 살아가는 요즘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가 어렵다고 본다. 이제는 아동을 주요 독자로 계획하고 편집되는 역사 관련 서적들은 아이들의 눈높이와 관심도를 간과해서는 안 될 성 싶다. 오랜만에 스토리텔링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독서 경험이 참 뜻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