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아니면 안돼! : 스물두 살의 도발, 세계일주
최장원 지음 / 글로연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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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아니면 안돼!
최장원 지음/글로연

나는 왜 이만한 나이에 세계여행을 떠나야 한다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을까? 아니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닐 것이다. 대학 때 잠깐이지만 유학을 가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는 했다. 영어권으로, 더 큰 세상으로, 더 넓은 세계로 가고 싶기는 했다. 그런데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로 그런 갈망은 그저 조용히 내 안에서 사그라졌다. 그리고 십여 년이 흐른 뒤, 일 년에 한두 차례 다녀온 여행은 조금씩 세상으로 내 삶의 영역을 넓혀주고 있다. 22살의 저자가 ‘지금 아니면 안 돼!’라고 외치는 이 갈망이 마흔 살이 넘은 나에게도 마찬가지 갈망으로 다가온다. 지금 아니면 안 돼! 정말 맞는 말이다. 친정엄마에게 부지런히 친구들과 여행도 다녀오시고 가능하면 해외에도 나가보라고 말씀드리면 하시는 말씀이 있다. “이제 다 늙어서 무슨... 아직 우리나라도 못 가본 곳이 많다...”하신다. 그런데 칠순이 지난 엄마에게는 지금이 가장 젊은 시기이다. 사람은 젊어질 수는 없고, 나이는 들기 마련이니까,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때는? 바로 지금이다.

저자는 어느 날 갑자기, 코드가 딱 맞는 친구와 함께 세계 여행을 저질러 버렸다. 이렇게 어렵고, 돈도 많이 들고, 삶의 정기적인 스케쥴을 벗어나야 하는 여행은 남들이 보아서 머리를 흔들 정도로 무모하게 보인다. 그래서 나를 잡아끄는 잡다한 일상의 연결망을 단칼에 끊을 정도의 무모함이 없다면 절대로 떠날 수 없는 것이다. 저자는 일본에서 중국으로, 중국에서 북아메리카 캐나다에서 미국과 멕시코로, 유럽과 아프리카로, 그리고 남쪽의 마지막 대륙,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까지, 남아메리카 대륙만 빼고는 지구를 거의 한 바퀴 돌았다. 남아메리카 대륙이 또 넓어서 그 곳까지 6개월에 돌기에는 무리라는 결론을 내리고 여행 스케쥴을 짰다. ‘한 달만 국경을 넘어 떠도는 자유로운 여행자로 살아본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한다. 길어야 10일이 넘지 않는 여행들, 전문 가이드에, 편안한 호텔에, 여행사에서 안전하게 잡은 스케쥴에 내가 다니는 이런 여행과 비교하니 책 속 여행은 그야말로 야생의 여행이다. 체력과, 용기와, 도전으로 똘똘 뭉친 20대가 아니면 절대로 할 수 없는 여행, 나이 들면 여행 끝나고 나서 돈을 준다고 해도 절대로 할 수 없는 그런 여행이다.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이 청년들 덕분에 눈으로 세상의 곳곳을 감상하는 호사에 젖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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