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즐토브
제이나 레이즈 지음, 임현경 옮김 / 다음생각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마즐 토브/제이나 레이즈/다음생각

마즐 토브(Mazel Tov)는 ‘행운을 기원한다’는 뜻의 유대인 축하 인사다. 미국에서 살고 있는 유대인 소년 한나의 할아버지가 한나의 17번째 생일선물과 함께 이 축복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책의 또 다른 주인공 베트남 소녀 메이에 비하면 안정되고 부유한 나라에서 태어나 좋은 부모님과 함께 살아가는 한나는 무엇 하나 부족한 게 없어 보인다. 그러나 어떤 좋은 외적 조건을 가졌다 해도, 그것들이 사람의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자신이 원하는 내면의 소리에 충실한 한나는 70년대 미국의 흥청망청한 청소년 문화에 환멸을 느낀다. 다른 아이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마리화나를 피우고, 술로 흥청거리는 시간을 보낼 때 한나는 친구 하나 없어서 매일 혼자 운동장 잔디 한가운데서 점심을 먹을지언정 도저히 그 아이들과 어울릴 수가 없다. 그래서 보통 학교에 다니는 시간이 지옥 같다.

메이는 베트남 전쟁이 끝난 후 숙청을 피해 난민이 된 중국계 베트남인이다. 1955년 시작된 베트남 전쟁은 1975년 베트남 공산당의 승리로 끝났다.
북베트남이 남베트남을 접수한 후 월맹군이 대대적인 숙청작업에 들어갔는데 이들은 남베트남의 고위층과 유산가들을 학살하였다. 남베트남 사람들은 이 학살을 피해서 보트로 달아나다가 해상에서 질병과 기근으로 죽거나 해적에 의해 노예로 팔려가기도 했다고 한다. 살아남아 중국 일본 필리핀, 태국 등에 상륙하거나 메이처럼 미국으로 간 사람들을 ‘보트 피플’이라고 부른다. 메이는 19살의 꽃다운 나이에 어린 두 명의 동생을 데리고 그렇게 죽음의 보트를 타야했다.

어느 날 티비에서 보트에서 내리는 수백 명의 베트남 난민들을 본 한나는 운명처럼 그 사람들을 돕겠다고 결심한다. 유엔에 전화를 해 국제구호위원회를 소개받은 한나는 메이와 메이의 가족들을 만나게 된다. 자신의 문제를 넘어 자신이 추구하는 세상을 향해 용감하게 한 걸음을 내딛은 한나와 죽음의 국경을 넘어온 메이가 만났다. 말도 통하지 않고, 생김새도 전혀 다르지만 이들은 친구로 서로를 받아들였다. 이 소설은 실화를 바탕으로 썼다고 한다. 1970년대에 만난 이들은 30~40년이 지난 지금도 뜨거운 우정으로 맺어져 있다. 한나는 국제구호위원회에서 일하며 또 다른 난민을 도왔으며, 메이의 가족들은 교사, 사업가, 건축가, 안마사, 회계사 등 미국 전역에서 제 몫을 하며 살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꽁꽁 얼어붙은 한 겨울 속에서 할미꽃 흐드러진 환한 봄 햇살 같은 뭉클한 감동을 준다. 삶이 힘들다고 생각하는 청소년들에게 힘과 감동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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