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초등학교 다이어리
박진선 외 지음, 박형주 사진 / 평민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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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초등학교 다이어리
박진선/평민사

<미션을 따라가는 캘리포니아 이야기>로 미국 서부의 역사와 풍경을 생생하게 전해주었던 저자의 새로운 책이 나왔다. 이 책은 저자가 5년간 미국 초등학교에서 학부모 자원봉사자로 아이들과 생활하며 느낀 이야기이며 미국 이민자가 바라본 미국 교육 이야기이다. 우리 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은 아이의 교육문제다. 미국도 나름대로 학력 문제라든가 교육에 여러 가지 어려움을 안고 있겠지만 이 책으로 미국 교육의 분명한 장점들을 배울 수 있었다. 미국이란 거대한 대륙이 하나의 톱니바퀴처럼 잘 굴러가는 원동력이 바로 교육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50개 주 정부, 다민족 국가, 극심한 빈부격차 등 여러 사회적 갈등 요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미국이 초강대국인 중요한 요인은 교육인 것이다.

미국 교육의 첫 번째 메시지는 인권교육이다. 인종 간의 극심한 갈등을 겪어왔던 미국 사회가 자유와 평등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인간이 누려야 할 권리와 특권을 교육하며 건국초기부터 이어져 왔던 인종차별의 인습을 몰아내는 교육을 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가정에서부터 학교까지 모두가 차별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들이 곳곳에서 보인다. 편견을 배제하고 공통분모를 찾기 위한 노력이 교육 현장의 중점과제로 등장하기도 한다. 그러한 교육적 기반이 피부색보다 리더십과 재능을 본 유권자들을 통해 미대통령 오바마를 탄생시켰다.

두 번째 메시지는 소통이다. 아직도 우리 교육현실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 소통의 부재이다. 교육 정책과 교육현장, 학교 관리자와 교사, 학교와 가정, 너무나 격리된 교육현실에서 올바른 교육이 이루질 수가 없다. 이것은 곧 교사와 아동, 부모와 아이의 소통의 단절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엇을 기대하는지를 먼저 판단한 부모와 교사가 관리자와 소통하여 학교 교육과정에 반영하고 관리자는 행정기관장과 면담을 통해 중점 교육정책을 결정하는 수순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 미국의 교육은 아이의 바람과 욕구를 정말 부모와 교사가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은 생각과 감정 표현이 참 자연스럽고 풍부하다. 자신을 표현하는 데 전혀 거리낌이 없고 당당하고 자신감에 차 있다. 미국 교육은 아이와 교사와 부모가 자유롭게 소통하고, 소통을 통해 지적된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교육 정책에 기반을 둔다고 할 수 있다.

끝으로 미국의 현장 교육이다. 우리나라 현 초등학교는 연간 200일 넘는 수업일수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지만 삶을 배우는 현장 교육은 5일 안팎이다. 고작 한 학기에 한 번씩 체험학습이라는 명목으로 현장학습을 가고 학교 행사로 마련된 운동회나 과학의 날을 운영하는 것이 현 우리 교육 실정이다. 그 나머지 시간들은 구조화된 교과서와 교사의 일제식 수업으로 진행되는 교과 학습이 대반이다. 삶을 경험할 시간들은 많은 분량으로 조직되어진 교과 학습과정으로 대체되어 버렸다. 우수한 인재를 위한 교육, 상위 5%를 위한 차별적 교육과정이 우선되다 보니 삶을 배우는 현장 교육을 천시하는 교육 불균형을 낳았다고 본다. 교육과정이 8-9번 개정되었고, 근래에는 체험학습을 중시하는 교육과정이 등장했지만 현장 속에 적용하기에는 쉽지 않다. 현장학습을 할 수 있는 창조적 아이템 구성, 가정과 협조, 학교장의 마인드 전환 등이 필요하다. 학교장의 재량과 의지로 민족 풍습을 기념하거나, 독서 교육을 중시하여 독서의 날을 운영한다든지, 가정과 협력하여 칠면조데이나 밸런타인데이를 학교 커리큘럼을 운영하는 미국의 열린 교육과정은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우리의 교육 시스템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는 없겠지만 아이들이 올바른 인격을 가진 행복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고민과 시도를 멈추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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