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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60분 부모 : 문제행동과의 한판승 편
EBS 60분 부모 제작팀 엮음 / 지식채널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EBS 60분 부모-문제행동과의 한판승 편
-EBS <생방송 60분 부모> 제작팀 지음/지식채널
<소피가 화가 나면, 정말, 정말 화나면>이라는 어린이 그림책이 있다.
소피가 한참 인형을 갖고 노는데 그녀의 언니가 그 인형을 빼앗는다. 엄마도 소피 편을 들어주지 않는다. 소피는 언니를 막다가 넘어져버린다. 소피는 정말 화가 났다. 세상이 온통 빨갛게 변하고 차고 걸리는 것들을 모두 부숴버리고 싶다. 그녀의 입에서 세상을 삼겨 버릴 것 같은 새빨간 분노가 품어져 나온다. 소피의 화산이 폭발할 지경이다. 이제 소피는 어떻게 할까? 빠밤~, 소피는 달린다. 달리고 또 달리고 더 이상 뛰지 못할 때까지 달린다. 그리고 잠시 후 그녀는 운다. 이제 소피는 숲의 바위도 볼 수 있고 새의 노래 소리도 들을 수 있다. 그리고 오래된 비취트리 위에 올라 그녀의 머리 위로 시원한 바람이 부는 것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다시 내려와 집으로 돌아온다. 집은 따듯하고 맛있는 냄새가 난다. 모두가 소피를 반긴다. 소피는 이제 더 이상 화가 나지 않았다.
이 책은 원색적인 그림과 간단한 표현으로 아이들의 분노를 잘 표현하고 있다. 어른들에게는 사소한 것처럼 보일지라도 아이들은 장난감 하나를 갖고 놀다 빼앗겼을 때, 자신이 억울하다고 느낄 때,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 ‘소피’처럼 화산이 폭발하는 것처럼 분노가 생긴다. 아이들의 감정, 상처, 좌절 등의 감정이 제대로 발산되고 해결되지 못할 때 이것들이 축적되어 ‘문제 행동’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요즘 엄마들은 왜 이렇게 아이 키우기를 힘들어 할까? 옛날 대가족이 함께 모여 살 때는 육아에서 할머니, 할아버지, 친척, 언니 오빠 등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에게 조언을 들을 수 있었으나 요즘은 놀이방이나 유치원을 가기 전까지는 거의 엄마와만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래서 올바른 양육법에 대한 적절한 조언과 교육이 필요하다.
교회 주일학교 교사라 며칠 전 교회 중고생 둘과 잠깐 이야기를 했다. 평소 밝은 얼굴이 아니었고 시선을 잘 마주치지 않는 아이들이라 무언가 문제가 있을 거라는 짐작만 하고 있었다. 처음 말 트기가 쉽지 않았으나 이 아이들이 자신들의 불만을 꺼내놓고 말하기 시작했다. 엄마와의 생각차이, 자신들이 하고 싶은 것, 교회를 옮기고, 주일날 교회에서 예배드리고 시간을 보내는 것까지 일방적으로 엄마와 어른들 마음대로 하는 것에 화가 나 있었다. 엄마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 말이 안 통한다. 결국은 이 애들의 문제는 부모와 어른들과의 대화와 소통의 문제였다. 엄마는 아이의 ‘마음읽기’에 실패했고 아이는 부모를 좋은 친구이자 권위자로 인정하지 않는다. 아이가 커가면서 대부분의 부모가 이런 소통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행히 이것을 문제로 인식하면 문제를 극복하려고 노력하겠지만 그렇지 않고 감정적으로만 느끼고 뭐가 문제인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면 아이와 부모의 관계는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 편은 어린아이들의 문제행동을 다루지만 좀 더 큰 아이들을 가진 부모에게도 꽤 도움이 될 것이다. 매번 방송을 챙겨보지 못한 부모들에게 한 권으로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이런 책은 참 고마운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