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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인생의 조건 - 장자에게 배우는 ㅣ CEO가 읽는 클래식 1
이인호 지음 / 새빛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장자는 BC 4세기 무렵 춘추전국시대 중국 송나라의 사상가이다. 그의 철학과 사상은 중국과 동양의 문화, 예술 등에 큰 영향을 주었고 후에 자연 속에서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기를 꿈꾸는 ‘도가 사상’으로 이어졌다. 그의 출생이나 사망, 어린 시절 등은 기록으로 남아있지 않고 그가 제자들을 가르치던 때의 일들만이 문헌에 나타난다고 한다. 문헌인 <장자> 역시 그가 직접 기록한 것이 아니라 약 6백년 뒤인 위진시대에 후대 학자들이 제자들의 입을 통해 내려온 그의 사상과 가르침을 정리하고 자신들의 글을 더해져 만든 책이다. 장자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잠깐 하급 관리로 일하기도 했으나 재물이나 벼슬에 연연하지 않고 직업을 갖지 않는 ‘자발적 가난’을 택했다고 한다. 그는 영웅이 많았던 그 시대에도 눈에 띌 정도로 박식한 학문과 뛰어난 언변으로 많은 권력자들이 그를 데려오려 했으나 그 누구에게도 속박되기를 원치 않았다. 이 책은 <장자>의 내용을 몇 개의 장으로 나누어 중요한 원문을 싣고, 현대를 살아가는 저자의 입장에서 자유로운 해석을 덧붙였다.
춘추전국시대에 각 나라와 개인이 전국의 패자가 되기 위해, 혹 그 자신의 출세와 명예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았던 것처럼 지금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나라는 나라대로 개인은 개인대로 시대는 달라도 인간의 욕망은 거의 비슷하다. 인간 자체보다 삶을 위한 도구를 향해 전력 질주하는 본말이 전도되는 삶에 대해 장자는 경고하며 시원한 한 사발의 냉수를 건네주는 것처럼 쉼과 위안의 메시지를 전해준다. 목표를 높게 세우고 앞 뒤 안돌아보고 열심히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있음을 잊지 말라고 한다. 장자의 가르침처럼 부와 명예, 권력 같은 목표는 보다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도구가 아닐까?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한 삶, 사랑, 가족, 안식과 같은 가치보다 자신의 욕망에 눈이 멀어 스스로 파멸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비워야 채워지고 버려야 얻습니다.’ 2장의 제목이다. 여기서 비울 것은 무엇이고 채울 것은 무엇일까? 각자의 상황과 생각에 따라 다양한 것들이 있을 것이고 지금 갖고 있는 것이 더 좋은지 그것들을 버리고 새로 얻어야 할 것들이 더 나을지는 본인이 판단할 일이다. 나 또한 무엇의 노예가 되어 사는 것보다는 자유로운 삶, 소박하지만 행복한 삶을 추구하지만 현실은 이런 바람과는 반대일 경우가 많다. 이 경우에도 장자는 적절한 비유로 나를 위로한다. 이 사회를 등질 수 없다면 조련사가 호랑이에게 싱싱하고 온전한 먹이를 주지 않듯, 자신의 능력을 한꺼번에 다 보여주지 말고 조용히 실력을 쌓고 있다가 조금씩 꾸준히 끊임없이 보여주면서 가늘지만 길고 여유롭게 사는 지혜를 가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