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이야기 - 겸손의 미덕으로 미래를 바꾼 청소년 롤모델 시리즈 (명진출판사) 8
박근형 지음 / 명진출판사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후진타오 이야기
박근형 지음/명진출판

명진출판사의 청소년 롤모델 시리즈로 세계의 영향력 있는 인물들을 만나게 되어 반갑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과 중국, 특히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며 세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중국은 우리가 한층 더 주목해야 할 나라다. 이 책은 후진타오라는 현재 중국 최고의 정치인을 통해 중국의 사회와 정치, 역사를 자연스럽게 안내한다. 그간 몇 번의 여행으로 친숙한 중국이 이 책으로 한층 더 선명하게 다가왔다. 후진타오의 예일대 연설문에 수록된 것처럼 중국은 5000년의 화려한 역사와 문화를 가진 나라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19세기와 20세기 초 유럽열강과 일본의 침략전쟁을 겪으며 격동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란 철저한 공산주의 국가로 새로 태어났으나 지금은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가진 사회주의 국가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아편전쟁, 중일 전쟁 등 격동의 근대사와 마오쩌둥 시대의 문화대혁명과 1989년 6.4 천안문 민주화 운동까지 격동의 시대를 거쳤다.

후진타오는 장쑤성의 상인 가문에서 출생하여, 중국 최고 명문대의 하나인 칭화대를 졸업하고, 십여 년의 현장노동자를 거쳐, 중앙정치 무대에 서게 되었다. 구이저우 성에서 서기로 일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고, 누구라도 가기를 꺼리는 티벳의 서기로 악역을 맡아 충실히 수행하면서 차기 국가주석 후보로 떠올랐다. 이 책은 후진타오의 티벳 서기 시절을 다루면서 중국과 티벳의 관계를 상세히 다룬다. 중국의 티벳 합방과 티벳 독립운동에 대한 탄압, 그리고 중국이 왜 그렇게 티벳에 대한 지배권을 행사하려는지 등. 국제사회가 촉각을 세우고 주시하고 있듯 우리도 이 티벳 문제에 무신경해서는 안 될 것 같다. 중국이 심심하면 한번씩 내놓는 동북공정이란 이슈도 주변국에 대한 근본적인 중국의 생각을 잘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국제관계는 점잖게는 인류의 평화, 휴머니즘을 표면에 내세우지만 강대국일수록 자국의 경제적, 군사적 이익 앞에서는 그런 표어 따위는 언론 홍보용 구호에 지나지 않는거니까.

“미래 중국의 지도자로 커나갈 청년 간부라면 언제나 반듯한 삶의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명예욕에 들뜨지 않으며 간부라는 폼을 잡지 않고 인민대중과 눈높이를 맞춰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실속 있는 말을 하고 실속 있는 일을 하며 실속 있는 성과를 추구해야 합니다. 인민대중에게 헌신하고 언제나 현실을 이해하는 것을 기본자세로 삼아야 합니다. 자신의 에너지를 눈에 보이는 인맥 만들기에 전적으로 투입하면 그 즉시 인민대중과 거리가 생길 것이고, 자만심과 교만이 생겨나서 결국 쇠퇴하거나 파멸하게 됩니다. 청년 간부들은 이 말을 늘 명심해야 합니다.”

후진타오는 구이저우 성의 서기 시절 <구이저우 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위와 같이 말했다. 잘 써서 액자에 걸어 놓고 싶을 정도로 한 문장 한 문장이 무척 마음에 와 닿는다. 이 글을 보니 그가 어떻게 오늘날 중국을 이끄는 최고 지도자의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는지 이해가 된다. 그가 추구하고 후배 정치인들에게 권하는 반듯한 삶의 태도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미덕이다. 누구든 이런 반듯한 삶을 추구하고 살아내려고 노력해야겠지만 특별히 한 나라의 정치와 행정, 군사를 맡고 있는 공무원들이라면 이런 마음가짐이 필수일 것이다. 정치 뿐 아니라 교육, 기업 등 높은 위치에 오르려는 사람들은 빨리 가려는 욕망을 다스려야 한다. 저자가 표현했듯, ‘벼락출세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 이것은 중국을 이끄는 대단히 파워풀한 힘이 되었을 것이다.

성경에서 모래위에 지은 집은 바람이 불고 비가 오고 조그만 충격에도 쉽게 무너져 내리니 반석위에 집을 지으라고 말한다. 믿음을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인생도 마찬가지다. 건물도 부실공사가 위험하듯 부도, 명예도, 지위도 인간관계도, 빨리 얻은 것은 견고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한 사람의 생애를 살펴보면서 그의 삶의 자세와 철학 뿐 아니라 세계 정치, 사회, 경제, 외교 관계를 살펴볼 수 있는 꽤 알찬 시간이 되었다. 청소년들과 선생님, 부모님이 함께 읽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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