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보노보들 - 자본주의를 위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안치용.이은애.민준기.신지혜 지음 / 부키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한국의 보노보들(자본주의를 위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안치용 외/부키
왜 ‘보노보’인가? 한참 책을 읽어도 보노보란 단어를 모르겠다. 이게 어떤 사회적 기업의 의미를 가진 약자가 아닌가 싶어 책의 여기저기를 뒤져봐도 나오질 않는다. 책날개와 여는 글을 훑어도 없어 인터넷 검색창에 쳐보았다. 보노보는 침팬지의 일종으로 침팬지보다는 약간 작아서 '피그미침팬지'라고도 불린다. 성격은 침팬지보다는 온순하다. 침팬지는 화가 나면 달려들어 물어뜯거나 공격적 자세를 취하는데 보노보는 발로 차는 등의 비교적 방어적 자세를 취한다는 재미있는 설명이다. 이 책은 2009년 경향신문에 연재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회적 기업들을 소개하고 있다. 자신의 영역과 먹을 것을 지키기 위해 공격적이고 탐욕적인 침팬지에 비해 온순하고 작은 동물 보노보가 사회적 기업과 이미지가 맞아떨어진 것 같다. 검색 화면을 조금 더 살펴보니, <보노보 혁명>, <보노보 찬가> 등 이미 사회적 기업에 관한 책들이 더 있었다.

보노보 운동은 무엇인가?
나에게는 생소한 용어였지만 이미 세계 각국과 우리나라에서 이 보노보 운동은 상당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 아름다운 가게, 흙살림, 노리단 등 신문과 방송에 소개되기도 하고,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이미 하나의 영향력 있는 브랜드로 우뚝 선 기업도 있다. 그럼 사회적 기업이란 무엇일까? 사회적 기업은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고 실현하는 기업을 말한다. 기업이 경제활동을 통해 이윤을 창출할 뿐만 아니라 복지, 취약계층 보호, 고용안정, 나눔, 배려 등의 가치를 함께 실현하는 것을 말한다. 멸종위기 종으로 분류된 보노보처럼 사회 전체적으로 아주 소수의 기업이 활동하고 있지만 이들이 실천하는 가치는 놀랍고 굉장하다.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나중은 창대하리라.’는 성경의 한 구절처럼 대기업도, 재력가도 아닌 가난한 개인이 시작한 작은 일은 굉장한 속도와 힘으로 확산되고 있다.

보노보 운동의 사회적 의미
사회적 기업은 기부하기, 일자리 나누기, 가난한 이웃들을 위한 봉사 뿐 아니라 문화, 예술, 환경, 의료, 건축 등 굉장히 다양하다. 책은 크게 6가지 주제로 나눔, 환경, 문화, 노동, 참살이, 장애인과 함께 하는 기업들을 기업 운영자의 철학과 그 일을 하게 된 계기, 현황, 어려움, 앞으로의 가능성 등을 상세하게 다룬다. 이런 일도 기업으로 운영할 수 있구나 싶을 정도의 일까지 그 분야와 활동은 놀랍다. 경제는 발전하고 국민소득은 늘어났지만 갈수록 빈부의 격차는 커져 힘없고 돈 없는 사람들은 여러모로 살아가기 어려운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이런 각박한 세상에서 이 사람들을 보니 숨통이 트이는 것 같고 약하지만 희망의 빛이 비추는 것 같다. 사회적 기업은 위의 여러 가지 가치들 외에도 특별히 우리 사회의 큰 문제인 88만원 세대의 삶에 일종의 답이 될 것 같다. 물질주의, 더 많은 부만을 쫓아 광란의 질주를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 광란의 속도를 서서히 늦추게 하는 안전 브레이크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그 광란의 질주에 감히 끼어들 수도 없어 일치감치 낙오자의 대열에 선 사람들에게는 옳지 않은 삶의 속도를 부러워하지 않고, 자신만의 삶을 천천히 작게라도 꾸려갈 수 있는 힘을 주는 멘토가 될 것 같다. 우리 사회가 더 많은 이런 사회적 기업들이 자생적으로 생겨나 한층 살만한 세상으로 진보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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