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유쾌한 심리학 1 - 너와 나, 우리를 둘러싼 일상 속 심리 이야기 만화 유쾌한 심리학 1
배영헌 지음, 박지영 원작 / 파피에(딱정벌레)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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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유쾌한 심리학 1
박지영 원작, 배영헌 지음/파피에

너와 나, 우리를 둘러싼 일상 속 심리 이야기

일요일 오후, 찌뿌듯한 몸도 풀 겸 묵은 때도 밀 겸 목욕탕으로 향했다. 찜질방과 겸한 꽤 큰 사우나인데 날이 날인만큼 사람들로 바글바글 하다. 휘 둘러본 후 조그만 바가지에 목욕용품을 담아 문간에 있는 샤워기로 가서 먼저 샤워를 한다. 탕 안에 들어가서 한 참을 앉아 있다 나와도 이건 때 밀 자리가 없는 거다. 할 수 없이 어떤 사람이 때수건, 샴푸, 몇 가지 목욕용품으로 자기 영역 표시를 해 둔 곳에 눈치를 보며 앉았다. 근데 주위를 둘러보니 전부 물건만 있지 사람은 없다. 이 인간들이 물건만 놔두고 어딜 간 거야, 투덜대며 생각하니 요즘 목욕탕은 찜질하러 가는 곳이다. 찜질을 싫어하는 나 같은 사람은 때 밀 자리도 없는 것이다.

처음엔 그 자리에 앉은 것이 누구네 집에 말도 없이 들어간 것처럼 불안했지만 한참 때를 밀다보니 꼭 내 자리 같다. 공공장소에서 물건으로 자기 자리에 영역을 표시 하는 것, 처음에는 개인 영역에 침범한 듯 불안했지만 한참 있으니 소유감이 생긴 것 등 이 책을 읽다보니 목욕탕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난다. 10분쯤 후에 주인이 와서 자기 자리라고 하기에 186쪽의 ‘근육남’처럼 버럭 인상 쓰며 ‘당신이 목욕탕 하루 종일 전세 냈냐?’고 따지고 싶었지만 한참 사용을 안 하기에 잠시 쓰고 있었다고 공손히 말하니 그럼 사용하고 자기 물건 좀 잘 놔두고 가라고 해서 가뿐히 목욕을 끝내고 나왔다.

만화 유쾌한 심리학은 이처럼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인간의 심리를 친근한 만화와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간다. 호감, 애정, 인상, 기억, 망각, 스트레스, 환경 등 청소년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심리학의 주제들을 11편의 만화로 엮었다. 정서적, 감정적으로 예민한 청소년들이 자신과 부모님, 친구들, 선생님 주변 사람과의 관계 맺기가 쉽지 않다. 거의 마음의 문을 굳게 닫고 말이 통하는 친구 한 두 명에게 고민을 털어놓거나 일기를 쓰는 방법으로 해소한다. 청소년 뿐 아니라 어른이 되어도 내 마음과 타인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문제가 생길 때가 많은데 이 책을 통해 복잡한 ‘마음 읽기’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 복잡한 이론 대신 실제 상황을 톡톡 튀는 만화와 재치 있는 유머로 적절하게 표현해 큭큭 대고 웃다 보면 심리학이 별거 아닌 것 같고 어느 새 친근해진다.
손자는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 험한 세상에서 진정한 승리는 무엇일까? 나와 타인의 마음을 알고 그 마음을 공감하고 이해해서 나와 상대방이 서로 윈-윈 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은 이래라, 저래라, 잔소리 없이 그 승리에 이르는 길로 안내하는 꽤 괜찮은 친구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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