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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잇 스타일 인테리어 - 빈티지와 모던함이 공존하는 영국식 인테리어
니코 웍스.이가타 게이코 지음, 나지윤 옮김 / 나무수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나무 [수:] 출판사의 아름다운 책, 런던의 잇스타일은
표지의 오리엔탈 풍의 알록달록한 의자만큼 강렬하다.
책 속 어느 곳을 펼쳐도 한참 동안 꼼꼼하게 들여다 보고 싶은 집들로 가득하다.
런던의 집값은 살인적이라데 이 책에 소개된 집들이 그렇게 넓고 화려한 집들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실용적이고 소박하고 자신의 취향과 개성이 한껏 드러난 집들은 참 아름답다.
집은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삶의 공간이며 전쟁터와 같은 세상에서 돌아갈 고향이다.
엄마와 아빠, 그 엄마의 아빠가 쓰던 오랜 세월이 묻어나는 가구 한 두점,
이런 저런 용도로 여러가지 사연을 안고 깍고 다듬고 못질하고 만들었을
선반과 책장, 식탁 같은 가구들은 그것을 만들었던 사람들의 만족스런 미소를 보는 것 같다.
얼마전 돌아가신 법정스님이 '무소유'라는 수필에서 버림으로 얻는 행복감을 이야기 하셨을 때
많은 공감을 했다. 그 후 살아가면서, 크건 작건 이사할 때마다 많이 버리려는 노력을 했지만
쉽지 않았다. 집이 커지면 커질수록 무언가 그 자리에 들어와 있어
홀가분할 만큼 버리기가 쉽지 않았다. 요즘은 버리는데도 상당한 비용을 요하니
아예 살 때부터 먼 장래를 생각하며 자신이 정말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 소망과 욕구에 딱 맞는 것들로 사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사를 하면서 집의 가장 넓은 장소인 거실에 tv를 치워버리고
책장을 둔다는 것이 제일 중요한 목표였는데 이번에도 그럴 수 없었다. 가족 구성원 중 책보다
TV가 필요한 사람들이 있어 양보할 수 밖에 없었다. 대신 내가 지내는 방은 인터넷에서 선반을 주문해서 설치해봤다. 조립과 설치가 힘들어서 그렇지 선반은 생각보다 훨씬 멋진 책장이 되었다.
마음에 드는 것은 여기 뽑힌 집들 대부분이 책을 꽂을 수 있는 멋진 선반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한쪽 벽면에 꽉 차게 짜 넣은 선반에 천장부터 맨 밑바닥까지 책으로 가득 꽂힌
방, 영국인들은 보여줄 것과 감출 것을 확실히 구분해서 수납공간을 정한다. 책, 그릇 등
자신들의 취향이 드러나는 것들은 드러내 인테리어로 활용하고 플라스틱, 깡통, 식료품 등은 철저하게 감춘다. 저들의 책꽂이를 보면서 저 많은 책을 다 읽다니 영국인들 참 대단한 독서가구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인테리어를 위해 부지런히 사 모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잠깐 해봤다.
하긴 읽기용이든, 아이들의 블럭 쌓기 장난감이든, 화분 받침이든, 인테리어든,
무더기로 모인 책들은 어디에 있든 참 멋지다.
이 책 덕분에 사람 사는 숨결이 느껴지는 집다운 집,
여러 취향이 어우러진 조화로움과 소박함을 가진 좋은 집을 보는 안목이 조금 높아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