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벌레와 도서관벌레 맛있는 책읽기 9
김미애 지음, 마정원 그림 / 파란정원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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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18일
도서관 벌레와 도서관 벌레
김미애/파란정원/110p./2010년

샤라 스튜어트의 <도서관>, 클로드 부종의 <아름다운 책>, <책 먹는 여우>, <도서관에 가지 마, 절대로>, <책 귀신 세종대왕> 등, 이 책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도서관과 책읽기를 소재로 한 동화들이다. 책과 도서관에 심히 애착을 가진 나는 도서관을 소재로 한 책이 눈에 띄면 거의 다 읽는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도 장르와 내용은 전혀 다르지만 소설의 상당부분이 도서관을 배경으로 이루어져 있어 더 매력적이다. 아이들에게 도서관을 친근한 장소로, 무언가, 신비스럽고, 재미있는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곳이란 이미지를 줄 수 있는 이런 책은 아무리 많아도 부족하다. 글자를 깨우치는 재미, 책을 펼쳐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재미를 한번이라도 경험한 아이들은 스폰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진짜 책을 읽을 수 있게 된다.

주인공 동우는 삶이 버겁다. 자신의 공부욕구를 아이에게 한풀이 하듯 쏟아 붓는 엄마의 요구아래 자신은 마치 공부하는 기계 같다. 실제 엄마가 공부에 한이 맺힌 건지, 일등에 한이 맺힌 건지는 모르겠지만, 동우는 엄마의 로봇이다. 욕심 많고, 치밀하고, 학교의 모든 정보를 쫙 꿰고 있는 엄마는 마침내 항상 여유 있게 일등을 하는 영수의 비밀을 캐오라는 ‘미션 임파서블’의 지령을 내린다. 엄마의 명령을 따라 영수의 비밀을 쫓아 찾아가게 된 도서관, 거기서 동우는 엄마가 요약해준 독서골든벨 책들의 줄거리가 아닌, 진짜 책을 만나게 된다. 빼곡한 책들이 꽂힌 도서관, 영수가 읽고 있는 책을 얼결에 같이 읽다보니 어렸을 때 읽었던 딱 한 권의 책인 <톰 소여의 모험>만큼 재미있다. 도서관 벌레 영수 덕분에 책 읽는 재미가 되살아난 동우는 힘겨운 일등의 압박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날 수 있을까?

이 책은 봄 날 따스하고 환한 햇살처럼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책읽기를 말하지 않는다. 캄캄한 어둠 속에 잠시 반딧불 같은 빛을 보고 좋아하는 상당히 가난한 책읽기이다. 모든 과정은 “됐고”를 연발하며, 결과만 중요하다고 밀어붙이는 과장된 엄마의 캐릭터가 거슬리지만 <톰소여의 모험>을 좋아하는 동우로 인해 위안을 얻었다. 항상 세상의 아이들은 재밌는 책에 열광하는 동심을 잃어버리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어린 아이들이 건강한 책벌레가 되도록 더 재밌고 더 흥미진진한 책벌레 이야기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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