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1 - 제국의 부활
박문영 지음 / 평민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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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15일
황제-제국의 부활 1-3권
문영 지음/평민사/2009년 12월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이백리, 외로운 섬 하나 새들의 고향
그 누가 아무리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도, 독도는 우리 땅~

초등학생부터 80세 어르신까지 누구나 심심하면 불러제끼는 애국 국민가요, ‘독도는 우리 땅’이란 이 노래의 작사 작곡가가 누구인지 아는가? 이 책을 읽다보니, 놀랍게도 바로 이 소설을 쓴 작가 ‘박문영’이다. 표지에는 그냥 문영이라고 했는데 저자 약력을 보니 박문영이다. 인터넷에는 ‘박인호’라고도 나와 있는데 그 분이 바로 이 분이다. 너무 잘 알려진 노래로 무심코 노래를 들으며 재미있게 잘 만들었네. 정도로 생각했는데 일본과의 독도 문제가 불거질수록 정말 이 노래가 있어 다행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 학예회 때 태권도복을 입은 아이들이 이 노래에 맞추어 빛나는 눈빛, 절도 있고 힘찬 자세로 태권무를 추는 것을 보며 본능적으로 가슴이 벅차올랐었다. 그냥 이 아이들 자체가 우리의 미래인데 이 아이들이 독도는 우리 땅을 수시로 부른다는 것은 꽤 의미 있는 일이다.

작가는 ‘논두렁밭두렁’이란 이름으로 가수 활동을 했으며 PD, 방송작가, 팝아티스트, 파티셰로 활동한 다양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리고 이 책으로 평소 마음에 품었던 우리 민족 5천년 역사의 핵심적인 정신을 본격적으로 이야기한다. 책을 읽다보니 이 분은 우리 역사에 대해 참 할 말이 많은 것 같다. 역사학을 전공한 분도 아닌 현직 방송인이 3권의 역사 소설을 쓴다는 것은 저자의 열정과 한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케 한다. 가슴속에 품은 오랜 생각과 열정들이 없고서는 이런 일은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아무렇지 않게 들었던 독도는 우리 땅이란 노래도 다르게 들린다.

황제, 제국의 부활은 조선의 26대 왕 고종 재임 시, 고종의 아버지 대원군이 규장각 지하 비밀창고에서 사도세자와 정조임금이 보관한 수백조원대의 금괴를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당시는 서양열강들의 아시아 식민지 정책으로 일본, 중국등 아시아의 대부분의 국가들이 격동의 시기를 겪고 있었으며 먼저 서양에 문호를 개방한 일본은 서양 열강의 식민지 정책을 모방해 조선을 외교적, 군사적으로 자신들의 영향권 아래 서서히 편입해 가고 있었다. 조선의 외교, 군사, 경제를 장악한 일본은 만주와 중국 그리고 세계를 정복하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전쟁을 확대해갔다. 급기야 하와이의 진주만을 공격한 일본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미국의 원폭 투하로 무조건 항복을 하고 우리나라는 광복을 맞게 된다.

대원군이 발견한 금괴는 혼란스런 당시의 상황을 버티고 헤쳐 나갈 큰 힘이 되었다. 금괴를 발견하고 안전한 장소로 옮기고 후대의 임금에게, 또 그 임금의 후손들에게 대대로 안전하게 물려주기 위해 많은 고심을 하고, 많은 어려움을 겪었으나 금괴는 비교적 잘 지켜졌다. 바람 앞에 등불 같은 연약한 황실을 지탱하는데 큰 힘이 되었으며, 만주와 간도, 상해, 국내에서 목숨 걸고 싸우는 독립군들의 비밀 자금으로 전달되었다. 그런데 수백조원대의 금괴인데 몇 십 명의 병사에 의해 한밤중 조용히 옮겨졌다는 것은 기적 같은 일이다.

세계 8대 미스터리라고 하는 진시황릉을 짓는데 동원되었던 수만 명의 병사들은 무덤의 위치와 비밀이 밝혀질까 봐 무덤 완공과 함께 모두 살해되었다. 그 백성들의 피로 만든 황릉이 2천년 만에 복원되어 전 세계의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그 무덤으로 상상할 수 없는 돈이 들어오겠지만 당시 희생되었던 백성들과 같은 중국 국민들에게 그 혜택이 골고루 돌아갈지는 모르는 일이다. 저런 사건들에 비하면 경복궁 지하의 금괴가 너무 편안하게 보존되었다는 생각도 들지만 황금이나 절대자인 왕의 권력을 위해 백성들을 한낱 소모품으로 취급하지 않았던 염치 있는 통치자들과 순하고 정직한 백성이 살았던 나라라는 생각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경복궁 지하의 금괴는 현대에 발굴되어져 한국을 세계 일류 국가로 이끌어낼 인재들을 양성하고 그들은 선조들이 지켜낸 도덕적이고 뛰어난 정신력으로 전 세계를 이끈다. 흡족하고 시원한 한 여름의 단비와 같은 이런 꿈이 이루어지는 날이 속히 왔으면 좋겠다.

일본의 독도 야욕에 열 받아서 밤새 작사 작곡을 했던 그의 열정이 이 책을 만들었을 것이다. ‘조선을 멸망하게 한 왕’이라는 고종황제에 대한 인식이 너무 싫어서 일제의 식민사관을 꾸짖고 바로잡을 책을 쓰고 싶었다고 한다. 점잖은 역사학자들처럼 조목조목 객관적 사실을 나열하는 책보다는 사실 이런 책이 재미있다. 한 두 페이지에 한번 씩 등장하는 작가의 역사적 해설은 참 원색적이다.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경박하고 야만적인 일본의 침략행위를 짐승이라고 꾸짖는 장면은 좀 민망한데 속으로는 박수치며 웃으며 읽게 한다. 너무 점잖기만 하고 다 뒤로 빼는 사람들 앞에 누군가는 삿대질하며 거품 물고 분노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한일 합방의 소식이 온 나라에 퍼지자 집에서 책만 읽던 선비들이 두 말 없이 자신의 목숨을 버리며 항의 했다. 잘못된 것을 지적하고 꾸짖어야 할 때는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다. 트로트처럼, 막걸리처럼 투박한 이 책이 우리 역사관에 한 획을 긋는 책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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