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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편집자가 말하는 편집자 ㅣ 부키 전문직 리포트 13
정은숙 외 22인 지음 / 부키 / 2009년 9월
평점 :
출판편집자가 말하는 편집자----정은숙 외 /부키/2009년 9월
얼마 전 어떤 엄마가 7살 인 자기 아들의 장래 희망이 ‘살아남는 사람’이라고 해서 그 엄마와 함께 깔깔거리고 웃었다. 아이세움 출판사의 살아남기 시리즈의 애독자인 그 아이다운 꿈이 너무 귀여웠다. 몇 년 전부터 지금까지 아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보물찾기, 살아남기 시리즈의 기획 편집자를 이 책을 통해 만나니 새삼 반가웠다. 이 시리즈를 기획 편집한 이 사람은 어떤 작가의 만화를 출판되기도 전에 볼 수 있겠다는 단 한 가지 이유 때문에 출판사에 입사했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들어가 보니 ‘쫑마감’이었던 그 작품은 자기 손 한번 대보지 못하고 자기는 독자들보다 훨씬 늦게야 그 책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어쨌든 만화의 열혈독자였던 그녀는 슬램덩크와 인디아나 존스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보물찾기 시리즈로 아이들에게 재미와 지식을 동시에 전달하는 ‘강력한 메신저’가 되었다. 자신이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분야의 독자였던 그녀는 이제 그 환상적인 책들의 생산자가 된 것이다.
컴퓨터, 경제 분야의 책으로 잘 알려진 한 편집자의 이야기도 재미있다. 컴퓨터를 전공하고 잡지사에서 일을 시작 한 것이 계기가 되어 컴퓨터 분야와 주식 등 경제 분야의 책을 만들게 된 그녀는 컴퓨터 책에도 감동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문학서가 주는 감동과는 다르지만 독자를 생각하는 그 열정적인 마음이 ‘독자의 시간을 아껴주는 친절한 책’으로 태어났으리라, 예전에 그 출판사의 책들을 보고 독학으로 컴퓨터 자격증 공부를 했었다. 저자처럼 책의 전면에 나서지는 않지만 저자의 역할만큼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는 이런 편집자들이 있기에 좋은 책들이 나온다는 사실이 깨달아진다.
생각해보니 책을 만드는 사람들, 저자, 편집자, 디자이너, 제작자, 출판사, 인쇄소, 서점, 도서관, 독서 지도 교사 등 그러고 보니 책으로 밥을 먹고 사는 사람도 다양하다. 나도 책과 특별한 인연으로 책과 관련된 직업이나 일에 관심이 많아 읽게 되었지만 읽다보니 출판인들의 일과 신념, 살아가는 이야기, 다양한 출판의 세계를 이야기한 이 책은 기대 이상이었다. 책을 사랑하는 독자, 작가를 꿈꾸는 사람, 출판사에서 편집자나 기획자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여기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편집자에 대한 정보 뿐 아니라 책이란 매체의 소중함과 출판의 중요성도 깨닫게 한다. 그리고 편집자가 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하고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편집자가 되는 다양한 길이 있음도 알려준다. 문학서, 컴퓨터, 경제, 과학, 학습, 만화 등 다양한 주제의 책만큼 다양한 관련 분야를 공부한 사람들이 그들이 배운 것들을 책으로 생산해 내는 일이 출판인 것이다. 어떤 편집자의 글처럼 세상과 사람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 그리고 그 결과물인 책을 좋아하는 마음이 있으면 한번 도전 해 볼만 한 일이 아닐까.
이 책은 부키 전문직 리포트 13번째 책으로 이 시리즈는 PD, 작가, 의사, 간호사, 수의사, 만화가, 항공 승무원 등 현대 우리나라의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프로의 세계를 상세히 알려준다. 이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직업을 알려 적성과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 대학생, 예비 직장인들이 자신에게 적합한 진로를 선택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만들었다고 한다. 자신이 관심 있는 직업을 택해 정독한다면 꽤 속속들이 그리고 재미있게 그 세계를 파헤칠 수 있는 아주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