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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삼국유사 ㅣ 청소년을 위한 동서양 고전 1
일연 원저, 김봉주 글 / 두리미디어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삼국유사>는 고려 25대 충렬왕 때 일연스님이 기록한 역사책이다.
삼국유사에서 '유사'란 글자의 뜻대로 '남겨진 일'을 말하는데 이것은 '역사'에 기록되지 않고 빠진 일들을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역사'란 삼국유사보다 앞서 편찬된 김부식의 <삼국사기>이다. 김부식은 고려중기의 역사가로 인종의 명으로 삼국사기를 편찬하였다. 고려정부에서 공식적으로 편찬을 명한 <삼국사기>는 신라왕실의 후손인 그가 유교적 사대주의와 신라정통론에 입각해서 서술한 역사책이다. 김부식의 <삼국사기>가 이렇게 신라중심, 왕실중심, 중국중심의 사관으로 서술된 책이라면 일연스님의 <삼국유사>는 삼국사기에서 누락된 역사를 부각시키고자 기록한 새로운 사관의 역사서이다. 삼국유사에는 삼국사기에 수록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여겨 빠트린 삼국 시조의 신비로운 탄생이야기, 삼국사기에서 언급하지 않았던 한민족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의 건국이야기와 단군조선, 위만조선의 기록과 삼국시대에 일어났던 일 중 구전되어진 흥미로운 사건들이 기록되어 있다. 특히 고조선을 이은 단군조선과 위만조선에 대한 기록은 중국의 '동북공정'의 핵심과 의도를 간파하고 그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주의 깊게 보아야 할 부분이다.
'2000년대 들어 본격화한 중국의 동북공정은 더욱 현실적인 이유에서 시작됐습니다. 동북공정이란 과거 중국의 동북쪽에 있었던 나라들을 중국의 역사로 편입하는 학술연구 프로젝트입니다. 고조선, 고구려, 발해 등이 바로 중국역사로 편입될 국가들이지요. 이 프로젝트는 현재 50여개의 민족으로 이루어진 중국이 그 각각의 민족이 세운 나라를 모두 중국에 포함시켜 소수 민족의 분열과 분리 독립을 막고 나아가 중국에 편입된 소수 민족의 영토 중 아직 중국에 포함되지 않은 지역을 흡수하기 위해 기획된 것입니다. 이것은 서남공정(티벳), 서북공정(신장 위구르)와 함께 추진되고 있는데, 이렇게 보면 동북공정이 겨냥하는 것은 북한이라는 점이 분명해집니다.' - 맺는 글 중
이 책은 청소년들이 <삼국유사>를 보다 흥미롭고, 쉽게 접근하도록 안내한다. '저자는 기록된 사건에 대해 흥미로운 문제제기와 구체적이고 재미있는 해설을 통해 청소년들이 삼국유사를 읽는 재미를 느끼도록 이 책을 집필하였다고 한다. '여는 글'은 <삼국유사>에 대한 자세한 소개와 삼국유사의 역사관을 설명하고, 삼국유사의 배경인 고려후기사회의 상황을 서술함으로써 삼국유사를 이해하는데 좋은 안내자가 되고 있다. 본문은 총 5권 9편으로 되어 있는 삼국유사의 흐름 그대로 1장, 나라가 세워질 대의 이야기들-고조선, 고구려, 백제, 신라, 가락국의 건국신화, 2장,융성하는 나라 신라의 기록-탈해왕부터 선덕여왕, 김유신까지 보잘것 없는 나라였던 신라가 강성한 나라가 되어가는 과정, 3장,삼국의 통일과 태평성대는 신라의 삼국통일의 의미와 찬란한 불교문화가 꽃피었던 신라의 전성시대와 4장, 나라가 망하는 원인과 징조-왕권이 약화되면서 신라사회를 지탱한 규범인 골품제도에 대한 백성들의 반발과 고려를 건국한 새로운 영웅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5장,나라의 불교, 민중의 불교는 호국불교와 원효가 이끈 민중불교가 신라에 미친 영향력을 살펴보고 있다.
한편, 한편 한국 고대사의 인물과 사건을 만나는 재미도 크지만 우리 고대사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문제제기, 특히 중국, 일본 등 주변국들이 왜곡하고 있는 우리 고대사에 대한 바른 인식을 갖도록 하는데 이 책의 가치가 더 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