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여행 2 : 희망 - KBS 1TV 영상포엠
KBS 1TV 영상포엠 제작팀 지음 / 티앤디플러스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내 마음의 여행
KBS 1TV 영상포엠 제작팀 지음/ 티앤디플러스

봄 바다에 붉은 동백은 그대 향한 그리움

그대, 거기 계신가요.
내 말 듣고 계시는지요.
하늘입니까.
땅입니까.
아니면 저 푸른 바다 어디쯤인가요.
들어주세요.
당신에게 하지 못했던 말
그대와 마주칠까 내달리던 바닷가
때늦은 마음 하나 띄우러 찾았습니다.
온 산을 뒤덮은 동백보다 더 붉고 선명했던 내 마음
당신도 가끔은 내가 그리운지.... <3장, 전남 여수 편 >

20대 초반 친구들과 함께 어느 날 갑자기 우르르 놀러 갔던 곳, 여자 친구들 틈에서 순하고 마음 여린 남자 아이였던 그 애의 집이 바로 여수였다. 밤기차를 타고 새벽에 도착한 여수, 터미널에 첫 발을 딛는 순간 지금까지 맡아보지 못했던 투박하고 비릿한 갯냄새가 온 몸을 감쌌다. 밤새 달려오느라 충혈 된 눈과 어질어질한 머리에도 불구하고 덜컹거리는 시내버스에 올라 그 애 집으로 향하던 바닷가 시골 길의 풍경은 가슴 벅찬 아름다움이었다. 늘 꽁꽁 얼어있던 회색빛 서울과는 확연히 다른 붉은 동백이 지천인 그 곳, 나무도, 바다도, 하늘도 푸른 여수에 반하고 말았다. 감수성 예민하고 착한 그 아이에게 반했다면 그 애의 집이 나의 집이 되었겠지만 그 때 그 애는 마음 넓은 좋은 친구였다.
한반도 남쪽 끝 수려한 물이 넘실거리는 바다도 땅도 풍요로운 그 곳, 돌산대교, 백야도 등대, 오동도, 숭어회, 낯익고 정겨운 그들을 <내 마음의 여행>에서 만나니 옛 친구를 보듯 더 반갑다.
<내 마음의 여행-희망>은 우리 땅 곳곳의 아름다운 경치와 이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아름다운 음악과 영상, 서정적인 글로 담아내고 있다. 책의 모체인 TV 프로그램을 보듯, 반짝이며 흐르는 시냇물의 소리와 고요한 배경음악을 함께 감상할 수는 없지만 책장을 넘기며 마음으로 듣고 보는 소리와 영상은 외부에서 들려오는 그것들보다 온전히 자신의 소리와 풍경으로 남을 것이다.
아련한 산자락처럼 멀고, 투박한 냄새처럼 가까이 담긴 사진들은 언젠가 하루, 이틀, 혹은 조금 더 오래 머물렀던 곳의 갖가지 추억을 불러온다. 이곳은 작년 여름의 소박한 휴가를 보냈던 곳이고 저곳은 처음으로 여행사 관광버스를 타고 매화와 산수유를 보았던 곳이다. 어디나 사람 사는 곳은 비슷비슷해서 아직 가보지 못한 곳도 언젠가에 가본듯한 낯익은 풍경이다. 산천의 모습도, 그 안에서 주름진 얼굴로 웃고 있는 아저씨, 아주머니도 어린 시절 떠나왔던 고향이나, 잠시 살았던 작은 동네 이웃들 같다.
‘희망을 찾아서, 그리움을 찾아서, 추억을 찾아서 떠나는 우리들 마음속의 그 곳... ’ 삶의 무게로 지치고 답답할 때, 마음의 평화가 간절히 그리워질 때, 잃어버린 동심과 지나간 사랑에 애가 탈 때, 표면에 드러나지 않지만 가슴 저 깊은 곳에 묻어둔 동기로 사람들은 저마다 배낭을 꾸린다. 이 책의 차분하고 따뜻한 에세이처럼 그들의 여행이 행복하기를, 그들의 여행이 따듯하기를, 그리고 그들이 떠난 그 자리로 너무 늦지 않게 돌아오기를 .....내 마음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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