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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마녀의 백점 수학 - 1.2학년 교과서 수학원리동화 ㅣ 공부귀신 2
서지원 지음, 아리 그림 / 처음주니어 / 2009년 6월
평점 :
누구에게나 고민은 있다
<수학마녀의 백점 수학>-서지원 글/처음주니어
누구에게나 엄청 못하는 일이 한 두가지는 있다. 그건 소질이 없어서 열심히 하려고 해도 잘 되지 않거나 그 일 자체에 흥미가 없어서 하고 싶지 않은데 억지로 해야 할 때이다.
나는 초등학교 때 일기도 곧 잘 쓰고 읽기도 어렵지 않았고, 받아쓰기나 수학도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그냥 따라갈 수 있어서 별로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었다. 그런데 그 일만 하고나면 너무 창피하고 다른 아이들보다 내가 어딘가 좀 모자라 보여서 엄청난 자책감에 시달리는 시간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남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다 잘하는 달리기였다. 우선 달리기를 하러 출발선상에 서면 가슴부터 두근거린다. 똑같이 달려도 나는 왜 자꾸 자꾸 뒤로 쳐지는지, 운동장 한 가운데쯤 가면 다른 아이들은 거의 다 목표선에 다 들어가 있는데 나만 혼자 달리는 것이다. 다른 아이들이 빤히 쳐다보는 가운데 혼자 달리는 그 몇 초 안 되는 시간이 왜 그렇게 길게 느껴지던지...
겉으로 보기에 멀쩡한 내 몸은 왜 이렇게 달리기를 못하는지 자신이 너무 한심해 보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는 누구도 나에게 출발선상에서 준비 땅 해서 뛰라고 하지 않아서
그 달리기의 엄청난 콤플렉스 같은 것은 완전히 잊고 살았었다.
그런데... 그런데 그 달리기에 맞먹는 또 하나의 고민이 등장했으니 그것은 회식하고 노래방 가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노래방에서 노래하기다. 노래하면서 춤추기다. 남들이 들으면 웃긴 고민이겠지만 이건 그 옛날의 달리기 수준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 노래방 곁에도 잘 안간다. 어쩔 수 없이 가야 할 때는 탬버린만 흔든다.
마이크는 필사적으로 잡지 않는다.
나에게 달리기 같은 것이 나나에게는 수학이었다.
25점을 받아서 엄마에게 시험지를 보여주여야 하는 나나는 인생이 얼마나 괴로웠을까.
광분하는 엄마의 분노를 피해 찾아간 곳이 오르골의 마녀의 성이다.
'배부른데 더 먹고 싶은 사람
예쁜데 더 예뻐지고 싶은 사람
공부 잘하는데 더 잘하고 싶은 사람
이런 사람은 빼고
바라는 게 있으면 누구든 들어오라
* 수학 때문에 엄마한테 혼난 사람 환영!'
수학책을 뜯어 질겅질겅 씹어 먹을 정도로 수학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나나는
고양이 심바와 헝겁인형 하로를 따라왔다. 마법의 나라 오르골에 도착해서
찾아간 치오나 마녀의 성 문에 적힌 글을 보고 용기를 낸다.
'욕심 많고 잘난척 하는 아이는 사절, 어려운 문제로 고민이 많은 착한 아이는 누구나 환영'
독특한 환영 인사에 성문을 두드린 나나는 신나는 마법의 세계에서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는
수학 공부를 하게 된다.
수학이 어려워서 무서운 아이들에게 약간 무섭게 생겼지만
시원시원하고 이해심 많고 마법의 힘까지 가진 이런 아줌마가 수학을 가르쳐 준다면?
무섭고 힘들었던 수학 공부가 재미있고 자신감이 생기는 공부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
마법같은 일이 나나에게 일어났다.
이제는 수학 시험이 문제가 아니다.
일상생활속에서 수학의 원리를 깨달아 정확하고 자신감있는 아이가 되었다고 한다.
나나의 문제는 정면 돌파로 이렇게 잘 해결되었는데
이제 나도 오르골 주부노래교실이라도 찾아봐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