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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바둑이 ㅣ 책귀신 3
이상배 지음, 백명식 그림 / 처음주니어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책 읽어주는 바둑이- 이상배/처음주니어
나 어릴 때는 어른들 말을 안 듣고 못된 짓을 하면 소금장수 할아버지가 와서 잡아간다고 했었다. 어느 날은 엄마가 집에 안 계실 때인데 동네에 소금장수 할아버지가 나타나셨다. 언니 오빠들도 아직 학교에서 오지 않은 시간이었는데 뭐 잘못한 것도 없으면서 갑자기 너무나 무서워져 장롱 속에 숨었다가 나온적이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피식 웃음이 나오지만 아이들에게 소금장수나 망태 할아버지의 위력은 대단하다.
요즘 같은 방학이면 엄마들은 아이들과 매일 전쟁을 치루고 있을 것이다. 힘겨웠던 학교 생활에서 해방되어 교과서와 책 가방은 저 멀리 집어던지고 실컷 늦잠도 자고 게임도 하고, 뒹굴뒹굴 거릴 수 있는 방학, 아이들에게는 천국이지만 그 꼴을 하루종일 지켜보는 엄마들에게는 한숨과 분노가 교차하는 시간임이 분명한데...
이 책의 주인공 철수는 평소 생활을 방학처럼 즐기는 내 멋대로 어린이이다. 가장 잘하는 일이 게임하고 잠 자기. 게임으로 수영하고, 밥 먹고, 술래 잡기 하고 하다가 하다가 힘들면 사전을 베고 누워 잠에 빠져드는 철수, 어느 일요일, 밥도 안 먹고 아침부터 게임에 빠져드는 철수에게 엄마는 잔소리를 하다 못해 '에고 옛날 망태귀신은 다 어디갔는지?' 하고 자기도 모르게 망태귀신을 부르고 만다.
그 때 한 줄기 괴기하고 서늘한 바람이 일더니 커다란 집게가 하늘에서 내려와 철수는 망태기 속으로 던져져 버린다.
엄마 말 안듣다가 잡혀온 다른 아이들과 함께 철수의 바짓가랑이를 물고 늘어진 가장 친한 친구인 바둑이도 하늘을 휙휙 날아 망태 귀신 할아버지의 '책집'으로 함께 오게 되는데...
보이는 것은 온통 책책책 뿐, 맛있는 책빵을 먹고, 책주전자와 책컵으로 물을 따라 마시고 책 밥그릇으로 밥을 먹으며 아이들은 어느새 책과 뒹굴거리며 재미있게 놀고 있는데 우리의 주인공 철수는 거기서도 잠잘 때 베는 국어사전 말고는 절대로 책을 가까이 하지 않는다.
너무나 심심해진 바둑이도 책읽기에 도전하고 철수에게 이 재미있는 책을 알게 해 주고 싶었는데....
바둑이는 누구의 도움으로 글씨를 깨치고 책을 읽게 되었을까?
참, 망태할아버지에게 납치되었다가 집에 돌아온 철수는 어떻게 되었을까?
철수는 <이 세상의 만가지 상식 백과>를 끼고 다니는 만복이 못지 않 은 책벌레가 되어 돌아왔다고 한다.
그 후로 다른 엄마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게 된 철수 엄마는 다른 엄마들에게 엄청 으스대며 우리 아이 책벌레 만들기 비법을 전해주지 않았을까?
이 책을 읽은 엄마들도 이렇게 소원을 빌어보자.
망태할아버지, 제발 우리 아이도 잡아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