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당신도 써라
배상문 지음 / 북포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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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당신도 써라 ---------배상문 지음/북포스/2009년 6월 20일

9시 10분, 커피 한잔을 탄다. 창문을 열고 주위를 정돈 한 뒤 컴퓨터 전원을 켜고 블로그를 찾아 들어온다. 모니터의 시계를 보니 9시 26분. 하루에 적어도 30분이상은 글을 쓰기로 작정했으니 오늘은 10시 까지다. 너무 많은 양을 쓰려고 하지 말자. 하루에 딱 두 단락의 글 정도를 써본다는 각오로 임하자. 각 단락의 양을 일정하게 조절하여 한 단락이 너무 길거나 짧지 않게 균형을 맞추어 쓰라. 문장은 되도록 단문을 쓰자. 단문을 쓰면 생각이 간결해 질 뿐 아니라 독자가 읽기에도 수월하다. 글쓰기는 독자를 의식해야 한다. 독자에게 해독의 어려움을 주는 글은 좋은 글이 아니다. 일반적인 대중이 아니라 내 글의 가치, 내가 이야기하는 주제에 관심을 갖는 한 사람의 독자를 의식하고 글을 써라.

작가지망생을 위한 글쓰기 노하우를 담은 <그러니까 당신도 써라>를 읽고 블로그를 여니 생각대로 그냥 써내려가던 글이 전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읽을 때는 ‘그래, 이런 느낌으로 써 가야하지’ 하며 간결하고 예리한 저자의 문장에 100배 공감을 했다. 그러나 막상 내 문장으로 채워가야 할 하얀 백지를 앞에 놓고 보니, 그 구구절절 옳은 팁들이 머릿속을 맴돌며 가슴 속 부담으로 밀려온다. 그러나 10여년 넘게 내노라 하는 국내외의 작가들의 작품을 필사하며 연마한 저자의 노하우를 하루아침에 어떻게 따라 갈 수 있겠는가. 다만 내 글쓰기의 취약점으로 자꾸 다가와 부딪치는 한두 가지를 고치려고 노력해 본다면 그게 큰 성과일 것이다.

이 책은 열렬한 독서가이며 열여덟 살 때부터 작가를 꿈꾸며 글쓰기 실력을 다져온 배상문의 첫 번째 책이다. 그는 열여덟 살 때 스티븐 킹의 <신들린 도시>를 읽고 충격을 받아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스티븐 킹, 무라카미 하루키, 이태준 등 국내의 뛰어난 작가들의 소설을 즐겨 필사하며 자신의 블로그에 꾸준히 글을 올리고 있다. 작가가 되려면 유명 일간지의 문예 공모에 당선되거나 유명 작가의 추천으로 등단하는 길이 있다. 지금도 수많은 작가지망생들은 내년 봄 신춘문예와 공모전을 위해 작품을 갈고 닦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그런 공모전에 입상하는 목표를 위해 글을 쓰지는 않는다. 그런 공모전에 입상을 한다면 좋겠지만 그것은 ‘부수적인 즐거움’ 일뿐 글쓰기의 본질은 ‘글쓰기 자체’에 있다고 말한다.

요즘은 인터넷을 통해서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과 즉각 소통할 수 있는 시대이다. 글로, 사진으로, 동영상으로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매체를 통해 사람들은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한다. 그런데 글로 자신을 표현하는 일은 쉽지 않다. 글은 혼자서 풀어내고 혼자서 읽고 간직하는 일기와는 다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어딘가에 있는 친구’, 즉 미지의 독자를 향해 쓴 글은 좀 더 진실해야 하고, 좀 더 격이 있어야 하고, 좀 더 멋져야 한다. 최초의 독자인 자신이 쓰면서도 그렇고 , 후에 읽어보아도 마음속에 기쁨 한 줌이 샘솟아야 한다.
그런 글쓰기의 소박하고도 중요한 고민에, 이 책은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이 책을 읽었다고 당장 내 문장이 유쾌하고 간결하고, 아름다운 명문장으로 발전하지는 않겠지만 분명 조금씩은 달라질 것이다. 매년 1000여권의 책을 읽고 뽑아낸 글쓰기에 관한 명문장들과 저자의 명쾌한 해석이 어우러진 지침들은 당신의 글쓰기에 좋은 양분이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부터 당장 실천해야 할 지침 한 가지를 기억하라.
'작가란 오늘 아침에 글을 쓴 사람이다.'
‘그러니까 당신도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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